이은택 KB증권 이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단-증권사 간담회 발표자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KB증권 이은택 이사는 18일 증시 상황에 대해 "이 사이클은 점점 후반부로 다가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 초반을 추세적으로 돌파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이사는 이날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출입기자단-애널리스트 간담회에 '자산시장 전망' 주제 발제자로 나서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가 올해 상반기 뜨거웠던 증시 사이클이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고 본 이유는 단연 금리다.
공교롭게도 이날 미국의 30년물 국채금리는 5.31%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미 CNBC 보도가 전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초입이던 2007년 6월 5.44%에 근접한 것이다.
7월 증시 하락, AI 투자지속성 의문 탓
이날 이 이사가 준비한 발표 제목은 '중력의 법칙(Gravity Rules)'이다. 이는 "금리가 상승하면 자산가치는 중력처럼 눌린다"고 한 워렌 버핏의 언급을 차용한 것이다.
일단 7월 증시 하락을 야기한 원인으로 이 이사는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반도체주가 하락의 펀더멘털 요인으로, 인공지능(AI) 수요가 최신 성능의 프론티어 모델, 유료 제품(Closed Model) 중심에서 일반 모델, 무료 제품(Open Model)을 조합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봤다. 투자 구조도 최대 비용을 투입해 성능 좋은 모델에만 열중하는 '토큰 맥싱'에서 '토큰 최적화(Optimization)'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이런 변화가 변영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어느 정도는 주가에 프라이싱(가격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최근 주가 하락의 두 번째 요인은 AI투자 지속가능성이다. 이 이사는 "빅테크는 AI 자본지출(Capex)을 멈추지 못한다고 판단했다"면서도 "문제는 금융기관, 은행, 벤처캐피탈(VC), 국부펀드, 연기금 등의 자본공급자는 멈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AI 투자는 대략 6(빅테크)대 4(자본공급자) 비율로 투자 중인데, 하이퍼스케일러(빅테크)는 지금의 캐시플로우(현금흐름)와 상관없이 나중에 성공하면 떼돈을 버는 구조인 반면, 자본공급자는 캐시플로우도 중요하다"면서 "과거 버블붕괴 때도 보면, 기업이 스스로 투자를 멈춰서 붕괴된 경우는 없고, 자본공급자가 멈춰서 붕괴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버블붕괴 신호탄은 금리…美10년물 국채금리 5% 돌파 위험신호"
자본공급자는 언제 투자를 멈출까. 바로 금리 상승 시기다.
이 이사는 "경기둔화와 기업이익의 하락 전환, 또는 금리 상승시 자본공급자는 투자를 멈춘다"며
"지금까지 총 3번의 버블붕괴에서 모두 나타난 공통점이 금리의 추세적 상승이었다"고 했다.
대부분의 금리인상 시기는 '저가 매수 기회'이지만, 버블을 붕괴시키는 금리 상승엔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이 이사는 봤다. 한 가지는 돌이킬 수 없는 금리 상승, 즉 가까운 시점에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지 않는 인플레이션의 시기다. 또 다른 하나는 10~20년 만에 처음 보는 금리, 신고점이 뚫렸을 때다.
이 이사는 그 예시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하면 위험하다고 본다"며 "2007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5.3%였는데 이 수치를 넘어서는 금리가 나오면 25년래 최고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17일(현지시간) 미 CNBC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0.032%포인트(p) 상승한 4.728%다.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5.31%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 즉 수익률이 5~6%까지 치솟으면 연기금 등 자본공급자는 미 국채에만 투자금을 넣어놔도 안전한 고수익 투자가 된다.
이 이사는 이런 이유로 "고금리 시기엔 자산배분이 많이 되지 않는다"며
"금리가 오르면 자금 흐름이 거대하게 바뀌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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