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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선수에겐 변신 금지, 외인에겐 헐크 그 잡채" 만년 꼴찌 첫 PS 이끈 강동궁의 반전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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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휴온스로 이적해 PBA 팀 리그 2라운드 우승으로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끈 강동궁이 10일 3라운드에 앞서 인터뷰를 마친 뒤 남은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노컷뉴스 올 시즌 휴온스로 이적해 PBA 팀 리그 2라운드 우승으로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끈 강동궁이 10일 3라운드에 앞서 인터뷰를 마친 뒤 남은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노컷뉴스 
프로당구(PBA) 팀 리그에서 만년 하위권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 창단 첫 포스트 시즌(PS) 진출을 이룬 휴온스. 5시즌 동안 3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휴온스를 반전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헐크' 강동궁(46)이다.

휴온스는 지난달 20일 끝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마무리된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화성특례시 투어 2026-2027' 2라운드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종일 '디펜딩 챔피언' 하나카드를 풀 세트 끝에 4-3으로 제압하며 9전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6시즌 만에 감격의 첫 PS 진출을 이뤘다. 휴온스는 팀 리그가 출범한 다음인 2021-22시즌부터 합류했는데 해당 시즌 5위를 비롯해 최하위 3회 등 한번도 PS에 오르지 못했다. 휴온스 윤성태 회장이 선수단과 회식에서 눈물을 쏟을 정도로 하위권의 설움이 컸지만 이번 우승으로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강동궁은 2라운드에서 9승 4패(단식 6승 1패, 복식 3승 3패)로 맹활약하며 라운드 최우수 선수(MVP)에도 올랐다. 팀 리그 출범 시즌부터 뛰었던 강동궁의 첫 라운드 MVP다.

지난 시즌까지 강동궁은 SK렌터카의 주장으로 3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과 1회 우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SK렌터카가 해체하면서 강동궁은 휴온스로 이적했고, 올 시즌 확실하게 팀의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3라운드를 앞둔 강동궁은 11일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포항시 투어 2026-2027'가 열린 경북 포항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들려줬다. SK렌터카 해체의 아픔을 딛고 휴온스에 적응해 라운드 우승까지 이끈 속내를 털어놨다.

2라운드 우승 트로피 세리머니를 펼치는 휴온스 선수단. PBA 2라운드 우승 트로피 세리머니를 펼치는 휴온스 선수단. PBA 

팀 해체의 충격은 작지 않았다. 강동궁은 "지난해 초부터 (롯데렌터카와 합병 등) 회사의 상황은 듣고 있었지만 갑자기 선수단 운영을 못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상황에 전체적으로 슬픔에 잠겼다"면서 "서로 좋았고, 그렇지 않았던 기억이 많아 아쉽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팀 리더로서 선수들을 다독였고, 새로운 팀으로 이적했다. 강동궁은 응오딘나이(베트남)와 함께 휴온스로, 에디 레펀스(벨기에)와 강지은은 하이원리조트로, 조건휘는 웰컴저축은행으로 팀을 옮기는 등 PBA 판도 변화가 이뤄졌다. 강동궁은 "선수들 자체가 개인적으로 훌륭해 어디 가도 중심적 역할 맡을 선수"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들 팀 가운데 휴온스가 이적 효과를 가장 먼저 봤다. 강동궁은 성적 상승은 물론 팀 분위기를 바꿨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018년 세계팀선수권대회 우승을 합작한 주장 최성원과 함께 역할을 분담했다. 강동궁은 "최성원 주장은 좋은 말로 격려해주는 아버지라면 나는 때에 따라 쓴소리도 하는 엄마 역할"이라고 귀띔했다.

강동궁은 별명인 '헐크'답게 당당한 체격으로 강력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카리스마로 정평이 나 있다. 강동궁은 "부산 출신이라 말투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선수들에게 무서운 형일 수 있다"면서 "예전부터 이미지가 강성이라 외국인 선수들이 알아서 말을 듣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외국 선수들은 개인적 성향이 있어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우리 팀에서는 응원 등 선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인지시키는데 선수로서 말하면 자존심이 상할 수 있으니 '잘하지 않으면 연봉 못 받는다' 등 회사의 힘도 이용한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휴온스 모랄레스(왼쪽)와 강동궁. PBA 휴온스 모랄레스(왼쪽)와 강동궁. PBA 

특히 여자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힘썼다. 강동궁은 "팀 리그 10개 구단 남자 선수들은 실력이 5 대 5로 비슷하다"면서 "순위 결정은 여자 선수들의 역할이 80% 정도"라고 전제했다. 이어 "휴온스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실력을 키우자는 생각에 레슨을 시작했다"면서 "일주일에 1~2번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선수들이 무언가를 얻어가려고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김예은(7승 7패), 서한솔(5승 4패), 김세연(4승 4패), 최지민(2승 1패) 등 여자 선수들은 2라운드 승률 5할 이상으로 선전했다.

외국 선수들과 달리 여자 선수들에게는 '헐크' 변신 이전의 모습이었다. 강동궁은 "여자 선수들이 보기에 무섭거나 엄한 선배일 수 있을 텐데 다른 모습이라고 하더라"면서 "사실 장난도 많이 치고 정이 많은 편이라 유대 관계가 좋아졌다"고 웃었다. 이어 "PBA 이전부터 친했던 김세연 외에는 유대가 관계 없었다"면서 "훈련을 함께 하고 성향을 파악하면서 당구뿐 아니라 인간적 관계도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휴온스도 창단 6시즌 만의 PS 진출을 이뤄냈다. 강동궁은 "팀 리그에서는 누구든 잘 하고 싶어 하지만 여러 부분이 뒷받침되고 운도 따라야 한다"면서 "이번에는 그런 게 한꺼번에 왔고, SK렌터카 때처럼 하나로 뭉치는 느낌이 오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윤성태 회장이 눈시울을 붉힐 정도의 감격이었다. 강동궁은 "회장님이 팀 리그 경기를 처음으로 관전했다고 하시더라"면서 "회식 때 직원들도 있는데 오너께서 회사도 힘든데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며 우시길래 나도 힘을 내야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눈물이 없는 편인데 기분이 묘했다"고 덧붙였다. 휴온스 선수단 회식 당시 윤 회장이 울컥하자 김예은 등 여자 선수들부터 눈물이 터졌고, 전체가 눈물바다가 됐다는 후문이다.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화성특례시 투어 2026-2027' 우승과 함께 2라운드 MVP를 이룬 휴온스 강동궁(왼쪽)과 윤성태 그룹 회장. PBA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화성특례시 투어 2026-2027' 우승과 함께 2라운드 MVP를 이룬 휴온스 강동궁(왼쪽)과 윤성태 그룹 회장. PBA 

첫 라운드 MVP에 대한 기쁨과 함께 살짝 아쉬움도 드러냈다. 강동궁은 "지난 시즌 SK렌터카가 3라운드 우승을 할 때 8승 1패를 거둬 내심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11승 7패를 거둔 강지은이 MVP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당시 강지은은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에 1-8로 뒤지다 무려 8점을 몰아쳐 짜릿한 역전 끝내기로 우승을 확정지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긴 했다. 강동궁은 "선수들 대진을 짜느라 출전 기회가 적었을 뿐인데 이런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래도 첫 라운드 MVP여서 기분은 좋더라"고 미소를 보였다.

휴온스가 창단 첫 PS에 진출했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해서는 갈 길이 멀다. 강동궁은 "팀 리그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많아 항상 자신감은 갖되 자만하면 안 된다"면서 "지기 시작하면 라운드 전패도 하는데 휴온스는 물론 크라운해태도 그런 적이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인터뷰 뒤 진행된 3라운드 1차전에서 휴온스는 NH농협카드에 1-4 역전패를 안았다.) 강동궁은 "하늘이 외면하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열심히 남들보다 한다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팀 리그 내내 파이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렌터카 시절부터 강동궁 개인으로는 4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도 걸려 있다. 강동궁은 그러나 "파이널에 가면 좋겠지만 진출해도 무섭다"면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휴온스는 팀 리그에서 오랫동안 밑에 있었고, PS 첫 경험인데 올라가서 잘 했으면 좋겠다"면서 "반대 결과가 나와도 내년부터는 강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매서운 눈빛으로 샷을 구사하는 강동궁. PBA 매서운 눈빛으로 샷을 구사하는 강동궁. PBA 
 
워낙 변수가 많은 PBA라는 걸 깊이 깨닫고 있는 까닭이다. 강동궁은 2024-25시즌 PBA 투어 남자부 대상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 시즌 이닝 평균 득점 1위(1.8개)를 하고도 상금 랭킹은 13위에 머물렀다. 강동궁은 "성적을 잘 낼 때는 당구에 대한 느낌이 좋은데 잘 안 될 때는 한없이 작아진다"면서 "당구는 도대체 무엇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세부적 기록을 보면 좋은데 숫자만 갖고 보면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런 어려움을 숱하게 이겨낸 강동궁이다. PBA에 대해 강동궁은 "세트제 뱅크 샷 등 멘털을 너무 흔들릴 만큼 어렵고 알다가도 모를 것 같다"면서도 "우승을 위해 달려갈 것이고, 특히 왕중왕전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만 했는데 우승을 목표로 삼아서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동궁은 또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모든 걸 다 해보고 싶다"면서 "이후 지도자의 꿈도 있는데 어린 후배들이 찾아와서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헐크'라는 별명과 강한 인상의 내면에는 어질고 깊은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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