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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제재 763건 절반은 '경고'…'과징금 폭탄'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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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는 넓게, 과징금은 세게

대기업 제재 763건 중 356건 '경고'
과징금은 최종 부과 단계서 평균 44.8% 감경
올해 최종 과징금은 벌써 지난해 연간의 3배
공정위, 중대 불공정행위 경제적 제재 강화 추진

연합뉴스연합뉴스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주요 대기업집단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제재 763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56건은 경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전체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이 1조 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재계에서는 규제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기업집단 제재의 상당수는 경고에 그쳤다. 일부 대형 사건에는 거액의 과징금이 집중되는 반면 다수 사건은 낮은 수위의 제재로 마무리되는 공정위 법 집행의 양면성이 드러난다.

대기업 제재 절반 가까이 '경고'

25일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에 대한 제재는 2022년 158건, 2023년 159건,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7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88건의 제재가 내려졌다.

조치별로는 경고가 356건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과징금은 246건, 시정명령 96건, 고발 65건이었다. 올해만 놓고 봐도 전체 88건 가운데 절반인 44건이 경고였다. 과징금은 24건, 시정명령 13건, 고발 7건이었다.

위반 법률별로는 공정거래법 334건과 하도급법 328건이 전체의 86.8%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계열사 거래나 시장질서 위반뿐 아니라 원청과 협력업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에 제재가 집중된 셈이다.

기업집단별로는 현대백화점이 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 39건, CJ 33건, 롯데 29건, 하림 21건 순이었다. 쿠팡과 호반도 각각 18건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경고 몇 번으로 끝나는 솜방망이 제재가 불공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한 기업에는 제재 수위를 높이고 피해 업체에 대한 구제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 과징금, 최종 단계서 44.8% 줄어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사건도 최종 산정 과정에서 상당 부분 감경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05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정위 의결서를 분석한 결과 기본과징금 20조 3616억 원은 최종 부과 단계에서 11조 2451억 원으로 44.8% 줄었다. 전체 과징금 부과 내역 3건 가운데 1건꼴로 기본과징금보다 절반 이상 감액됐다.

다만 경고 처분이 많고 과징금 감경 폭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공정위의 경제적 제재가 일률적으로 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실련 분석에서 올해 7월까지 최종과징금은 1조 534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의 약 3배에 달했다. 기본과징금 대비 감경률도 지난해 46.0%에서 올해 25.1%로 낮아졌다. 최근 들어 일부 사건을 중심으로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솜방망이'와 '폭탄'이 공존하는 이유

올해 과징금 규모가 급증한 데에는 대형 담합 사건이 잇따른 영향이 컸다. 공정위가 발표한 설탕 담합 4083억 원, 밀가루 담합 6710억 원, 전분·전분당 담합 7476억 원 등 세 사건의 과징금만 1조 8269억 원에 달한다.

경실련 통계는 공개된 의결서를 기준으로 집계해 올해 발표된 대형 사건이 모두 반영되지는 않았다. 아직 의결서가 공개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올해 거액 과징금이 일부 대형 사건에 집중된 양상은 더욱 뚜렷하다.

결국 서로 다른 두 통계는 공정위 제재의 양면을 보여준다. 대기업집단에 대한 제재에서는 경고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면, 담합 등 일부 중대 사건에는 수천억 원대 과징금이 부과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솜방망이' 비판과 재계의 '과징금 폭탄' 주장이 동시에 나오는 배경이다.

공정위는 중대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주병기 위원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불공정행위로 얻는 부당이득보다 법 위반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현저히 더 크도록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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