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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게 한산한 거라고요?"…귀성객 빠진 서울 채운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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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부터 중국까지…외국인으로 가득 찬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
"이게 사람이 적은 편이라고요?"…추석 연휴에도 관광객 발길 이어져
한산한 서울 도심, 인사동·삼청동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
곤룡포 입고 아이스크림까지…안국 골목 채운 외국인 관광객

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2시 쯤 경복궁 앞, 관광객들이 수문장 교대식을 참관하기 위해 방문한 모습. 김창훈 기자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2시 쯤 경복궁 앞, 관광객들이 수문장 교대식을 참관하기 위해 방문한 모습. 김창훈 기자
추석 연휴 막바지인 26일 오후, 서울 도심의 골목은 평소보다 한산했지만 주요 관광지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광화문과 인사동, 삼청동, 안국역 일대에서는 국적도, 나이도 제각각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거나 전통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귀성객들이 빠져나간 서울의 빈자리를 외국인 관광객들이 채운 모습이었다.

"이게 사람이 적은 편이라고요?"…광화문 가득 메운 외국인

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2시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시작 직전, 수문장들과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모습. 김창훈 기자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2시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시작 직전, 수문장들과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모습. 김창훈 기자
추석 연휴 막바지인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 수문장 교대의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람객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었다.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움직이는 단체 관광객부터 카메라 한 대만 들고 온 나홀로 여행객까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중동,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한낮 기온이 높았지만 한복을 차려입은 관광객들도 많았다. 커플 한복을 맞춰 입은 연인부터 곤룡포를 입은 부자까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오후 2시, 교대식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자 인파는 더욱 늘었다. 몇 겹으로 식장을 둘러싼 관광객들은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사진을 찍었고, 일부 부모는 어린 자녀를 어깨 위에 태워 교대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페인 북부에서 혼자 여행을 왔다는 하비에르(35)씨는 "이게 사람이 적은 편이라고요?"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추석은 이야기로만 들었고 어제였다고 들었다"며 "문 닫은 식당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예상하고 왔기 때문에 큰 계획이 바뀐 건 없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사람이 적다는 설명에도 그는 "지금도 (사람이) 충분히 많다"며 "이게 적은 편이라면 평소에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이 정도 인파가 모이면 보통 사고가 나는데, 여기는 다들 질서 있게 행동하는 게 놀랍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에서 추석과 비슷한 명절로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꼽았다. 그는 "오랜만에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인다는 점에서 닮았다"며 "다만 날씨는 너무 다르다. 가을이라는데 너무 덥다"고 말했다.

하비에르씨는 경복궁을 둘러본 뒤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부산으로 향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산한 서울 골목, 인사동·삼청동은 외국인으로 북적

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2시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김창훈 기자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2시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김창훈 기자
연휴 3일째인 이날 서울의 일반 골목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인사동과 삼청동, 안국역 주변 등 주요 관광지는 달랐다.

삼청동 골목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복 대여점 옆 편의점에는 가게 밖까지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이어졌고, 오후 2시 30분쯤 한 수제비 가게 앞에 늘어선 대기 줄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남편, 세 자녀와 함께 가족여행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인 니콜(43)씨는 추석을 "한국의 추수감사절"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니콜씨는 "가족을 만나는 날이라 비슷한 느낌"이라며 "우리는 사람 많은 곳만 다녀서인지 평소보다 사람이 적다는 게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수문장과 사진을 찍는 것을 가장 즐거워했다고 했다. 다만 수문장 교대의식이 시작될 무렵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가까이에서 보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곤룡포 입고 아이스크림…안국 골목도 외국인으로 '북적'

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3시 북촌 한옥마을 골목을 구경하는 관광객들. 김창훈 기자추석 연휴 3일차인 26일 오후 3시 북촌 한옥마을 골목을 구경하는 관광객들. 김창훈 기자
안국역 일대도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 일본인 가족은 가족 모두 곤룡포를 차려입은 채 아이스크림을 주문했고, 한옥 카페 안팎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한 어린 중국인 아이가 한국 전통 부채를 들고 한복을 입은 어머니에게 부채질을 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골목의 작은 떡볶이집 앞에서 어묵을 먹는 백인 가족, 한복을 맞춰 입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중국인 친구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한국을 찾은 독일 출신의 60대 남성 A씨는 "요즘 청년들이 케이팝을 좋아하기도 하고, 한국이 뜨고 있는 것 같아서 와봤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첫인상에 대해 "매우 좋았다"며 "골목이 깨끗하고 전통 가옥이 도심 속에 잘 보존돼 있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한국이 명절이라는 사실은 도착한 뒤에야 알았다고 했다. 다행히 방문하려던 관광지 대부분이 영업해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에 대해서는 "산책하기 좋은 도시인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쉬운 점으로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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