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크라이나 외교장관회담. 연합뉴스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일방 공개한 우크라이나가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양국이 외교적 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양국은 모두 갈등 장기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 아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 "종결된 사안"…한국의 사과 요구와 평행선
한국 정부는 북한군 포로 관련 합의가 공개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우리 정부의 사과 요구에 아직 응하지 않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문제는 포로 송환의 여러 단계에서 비밀 유지 요건을 서로 다르게 해석한 데서 비롯됐다"면서 이번 사안을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종결된 사안이라는 발언의 정확한 뜻과 배경은 모르겠지만 양국 간 원만한 해결점을 찾는 데 있어 계속 소통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사과 및 재발방지 요구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日 양보 없이 21일 만에 귀임…이번엔 복귀 조건이 변수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관심은 지난 10일 귀국한 박기창 주우크라이나대사의 복귀 조건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008년 독도 문제로 소환했던 권철현 당시 주일대사의 사례도 거론된다. 당시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자 한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고, 권 대사는 항의 차원에서 일시 귀국했다.
황진환 기자권 대사는 국내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한 뒤 21일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 사이 일본이 독도 관련 기술을 철회하거나 한국에 사과하진 않았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 보고와 협의가 마무리됐다는 점을 귀임 사유로 들었다. 대사를 복귀시키면서도 독도 문제에 대한 항의는 이어가겠다는 방식이었다.
다만 명시적인 귀임 조건을 내걸지 않았던 2008년 사례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사과와 해명을 복귀 검토의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절충할 수 있을지가 향후 대치 국면을 가를 전망이다.
사과방식 조율할까…안보·재건·대유럽 관계도 고려
양측이 사과의 형식과 표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합의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른 당국자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어떤 방식이든 전달해 오길 기대한다"며 공식 사과와 함께 외교채널을 통한 입장전달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조현 장관이 "(우크라 측으로부터) 사과가 포함된 메시지를 받았지만 생각하는 수준과 차이가 있었다"고 밝힌 만큼 우크라이나 측의 추가적인 입장 전달로 양측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북 군사협력 등 안보 현안은 물론 전후 재건사업에서도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아울러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갈등 확산을 막고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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