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YWCA 김혜진 회장(오른쪽)과 김정환 사무총장(왼쪽)이 8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강현 기자부산YWCA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지나온 역사를 되짚고, 다가올 미래 100년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80주년 기념식을 앞둔 14일 오후, 부산CBS는 한국기독신문과 함께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부산YWCA 회관에서 김혜진 회장과 김정환 사무총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과의 인터뷰는 1946년 해방 직후부터 지역사회 가장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온 부산YWCA의 역사적 발자취를 돌아보고,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미래 비전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됐다.
전쟁의 아픔 속에서 시작된 80년…시대를 앞서간 여성·시민운동
부산YWCA의 시작은 한국전쟁 전후인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에서 내려온 피난민과 선각자들이 모여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여성을 계몽하는 긴급 구호 활동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50년대 야간학교 개설과 버스 여차장 직업교육,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소비자보호 운동, 그리고 1980년대 원폭 피해자 지원 및 '일하는 여성의 집(현 여성인력개발센터)' 모체 설립에 이르기까지 부산YWCA는 매 순간 시대가 필요로 하는 문제에 가장 먼저 응답해 왔다.
또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딸사랑 운동,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개선 운동, 호주제 폐지 연대, 온천천 정화 활동, 고리 1호기 폐쇄 운동 등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사회 운동을 선도해 왔다.
김혜진 회장은 부산YWCA가 80년 동안 일관되게 지켜온 정체성으로 '시민과의 연대'를 꼽았다.
김 회장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 그리고 현장에서 함께 연대하는 '시스터후드(Sisterhood)' 정신이야말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부산YWCA의 핵심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80주년 기념예배 및 '부산YWCA인상' 첫 시상
부산YWCA는 오는 22일 오후 3시, 부전교회 닿음홀에서 '함께한 80년, 생명·평화로 여는 100년'을 주제로 창립 80주년 기념예배 및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부산YWCA 발전에 기여한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올해 처음 제정된 '부산YWCA인상' 시상식도 열린다.
첫 수상자로는 1966년, 간사로 입사해 사무총장과 회장을 거치며 60여 년간 부산YWCA에 헌신해 온 하선규 전 회장이 선정됐다.
이어서 오는 11월 5일에는 부산 콘서트홀에서 후원 회원과 시민 약 1,500여 명을 모시고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어우러지는 대규모 '창립 80주년 기념 음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다가올 100년을 향한 3대 미래 프로젝트와 지역 연대
부산YWCA는 올해 80주년을 기점으로 미래 세대와 고령화 사회, 기후재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북향민(탈북) 청소년 장학 지원 및 인재 육성을 위한 '샬롬 프로젝트'와, 50년 된 현재의 회관 건물을 활용해 원도심 어르신들을 위한 지역 밀착형 복지 공간으로 바꾸는 '시니어 케어 센터' 구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양 정화, 에너지 전환, 탈핵 캠페인 등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범시민 '생태·환경 운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생활 속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플라스틱병 생수 대신 텀블러를 소지한 시민에게 음용수를 제공하기 위한 '오아시스'를 변형한 '오와이시스' 운동을 준비 중이다.
김혜진 회장은 "하나님께서 주신 환경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지역 교회가 1층 로비를 공유해 준다면, 시민사회와 연대해 식수 공급처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이를 통해 플라스틱을 줄이는 생활 속 실천이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환 사무총장은 부산YWCA가 지역 사회에서 갖는 최대 강점으로 지난 80년간 쌓아온 깊은 '신뢰'를 꼽았다.
김 사무총장은 "정치적 당리당략이나 특정 세력에 휩쓸리지 않고, 공익과 하나님의 정의·평화·생명 가치에 부합한다면 보수와 진보를 넘어 중립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일을 이끌어 왔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평생을 부산YWCA와 함께해 온 두 시람은 기관이 스스로에게 갖는 의미를 나눴다.
김혜진 회장은 연대와 돌봄의 가치를 담아 "나에게 부산YWCA는 자매애(Sisterhood)이다"라고 말했고, 현장을 오랜 시간 지켜온 김정환 사무총장은 "나에게 부산YWCA는 열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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