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스토킹 피해를 호소한 아내가 별거 중인 남편으로부터 살해된 가운데,
경찰이 범행 추정 시간대에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도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수차례 가정폭력 등 신고가 접수된 피의자를 스토킹 범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었음에도 "위험도가 낮다"며 위치 추적 장치도 부착하지 않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락 두절에도 현장 확인 안 한 경찰…그 사이 사망한 피해자

1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5시 43분쯤 스토킹 피해자이자 안전 관리 대상인 A(70대)씨의 안부를 확인하고자 전화를 걸었지만 A씨는 받지 않았다.
해당 시각은 A씨를 살해한 남편 B(70대)씨의 범행 시각으로 추정되는 13일 오후 5시 30분부터 7시 사이로, 경찰은 이 시간대에 B씨가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연락을 받지 않음에도, 그의 집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거나 연락을 다시 해보지 않았다. B씨의 범행 당일 A씨의 신변을 관리하기 위해 하루 두 차례 순찰에 나선 경찰관들도 A씨를 대면하지 않고 아파트 인근만을 둘러본 채 복귀했다.
경찰의 후속 조치가 부재했던 가운데, A씨는 범행 다음날인 14일 발견됐다. "연락이 안 되는 지인을 찾아가보니 숨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범행 약 24시간만에 B씨를 용의자로 특정, 추적 끝에 같은 날 오후 8시 40분쯤 충남 서천에서 B씨를 긴급체포했다.
후속 조치의 부재를 두고 경찰은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도 왜 출동해서 확인하지 않았는지, 관련 매뉴얼 등을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반복했다.
위험 신호 충분했는데도…경찰은 "아쉽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전북경찰청 전경. 심동훈 기자B씨가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등으로 수차례 신고를 당하고, 스토킹 범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등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위치 추적 장치를 붙이지 않았던 경찰의 대응도 문제다.
A씨와 이혼 소송을 준비하던 B씨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지속적으로 A씨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부수거나 전화로 협박을 하는 등의 행위로 8차례 신고를 당했다. 지난 9월엔 문자메시지로 지속적인 스토킹을 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고, 경찰은 그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관리했다. A씨에게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정작 B씨가 A씨에게 접근하는지 등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장치는 "위험도가 낮다"는 자의적인 판단 하에 부착하지 않았다. 경찰은 "스토킹 행위가 직접적인 위해 없이 문자메시지로만 이뤄졌다"며 "B씨가 70대의 고령인 점을 들어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앞서 접수된 신고 등으로 피해자가 충분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경찰에 도움도 다수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경
찰의 해명은 사전 위험 신호를 무시한 채 스토킹으로 접수된 한 건의 신고만을 검토한 기계적인 판단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충분한 위험 신호가 있었는데도 자의적인 판단으로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경찰 관계자는 "위반 사항이 있었으면 틀림없이 전자장치 부착이나 유치장 유치 등 강력한 조치를 했을 것이다"며
"그런 부분이 되지 못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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