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캐리어 살인사건 피의자 조재복(26). 연합뉴스·대구경찰청 제공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버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재복(26)이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제13형사부(채희인 부장판사)는 15일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선고 공판에서 조씨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한 한편 보호관찰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씨에게 적용된 존속살해와 시체유기, 특수중존속감금 및 특수중감금치상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조씨는 법정에서 장모인 피해자 A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사실은 인정하되 살해 고의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또 특수종존속감금 및 특수중감금치상 혐의와 관련해서는 A씨와 조씨의 아내인 B씨를 감금한 사실이 없고 이들에게 외출 금지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의 진술 신빙성과 관련 증거 등을 살핀 결과 조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범행 경위와 범행 도구, 폭행의 반복성, 피고인의 인식 등을 종합해 볼 때 미필적으로나마 조씨가 A씨를 살해할 고의가 있다고 보기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감금 범행에 대해서도 조씨가 상습적인 폭행과 협박으로 피해자들을 통제 및 감시했고 조씨와 피해자 간 심리적인 종속 관계가 있었던 점을 비춰볼 때 감금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조씨의 범행과 같은 강력 범죄의 엄벌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은 현 상황에서 법정 최고형 선고를 절실히 숙고했다면서도 여러 양형 기준을 고려할 때 이 범행이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하천에 유기한 엽기적인 범행 내용으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며 "국민의 법 감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재판을 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관심의 정도에 좌우되지 않고 헌법과 법률, 법관의 양심에 따라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을 잃지 않은 채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신중하게 고려해 형을 정하는 것 또한 법원이 맡은 본질적인 책무"라고 밝혔다.
이어 현 형벌 규정에서 사실상 최고형으로 기능하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려면 피고인의 성행, 지능, 교육 정도, 성장 과정, 가족 관계, 범죄 전력, 범행 동기와 경위, 사전 계획 유무 등을 모두 고려해 피고인을 영구히 격리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인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고려할 때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의 제한된 지적 능력과 불완전한 성장 환경에서 형성된 심리적 특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의 지능 지수가 47로 매우 낮고 일상 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점, 불안정한 가정 환경과 폭력적인 행동 양식 내재화, 분노 조절 곤란과 충동적 행동에 따른 정신과 입원 치료 등의 사정을 살펴볼 때 조씨가 본인 의지만으로 분노와 충동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범행에 나아가지 않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을 때 받는 비난과 범행에 나아가지 않을 능력이 미약하거나 부족한 사람이 범행을 저지른 경우 받는 비난에는 마땅히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범행의 가혹성과 별개로 조씨가 A씨를 살해할 확정적 의사가 있었거나 사전 계획된 범죄라고 보기 부족하다고 봤다.
조씨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특수절도,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지만 폭행이나 살해 등 사람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나 강도 살인 등 극단적인 반사회적 성향을 드러내는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다는 점도 참작했다.
재판부는 "지난 2010년 개정된 형법에서는 행위자의 책임에 따라 탄력적으로 형을 정할 수 있도록 유기징역형의 상한을 30년, 가중하는 경우 50년으로 높였다"며 "다른 유사 사건의 양형 형평도 고려했을 때 피고인에게 유기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너무 가벼워 부적절한 양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조 씨는 지난 3월 18일 오전 대구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50대 장모 A씨를 손과 발로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딸인 B씨와 함께 피해자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대구 신천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그는 A 씨를 감금하고 상습적인 폭력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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