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4년 반 동안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 10건 가운데 9건 넘게 재량으로 과징금을 깎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는 감경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생겼지만 이후 두 달간 의결된 15건은 모두 감경을 받았다.
SKT·KT·쿠팡도 모두 감경받아
개인정보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과징금 가중감경 현황'에 따르면, 2022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의결된 과징금 사건 182건 가운데 170건(93.4%)에 2차 조정 감경이 적용됐다.
위반 정도가 가장 무거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25건 중에서도 24건(96.0%)이 감경을 받았다.
개인정보위는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기준금액을 정한 뒤 위반 기간과 사업자 규모 등을 반영하는 1차 조정, 시정 완료나 조사 협조 같은 개별 사정을 반영하는 2차 조정을 거쳐 과징금을 정한다. 2차 조정의 감경 폭은 1차 조정 금액의 50%까지다.
대형 유출 사건들도 이 상한까지 감경받았다. 지난해 8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과징금 1347억 9100만 원을 부과받은 SK텔레콤과 올해 7월 '중대한 위반행위'로 539억 7900만 원을 부과받은 KT도 2차 조정에서 50% 감경을 받았다.
2차 조정에서 과징금을 가중한 사례는 3건에 그쳤고, 사유는 모두 조사방해였다. 지난 6월 의결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징금 4235억 7500만 원)은 조사방해로 20%를 가중받았지만, 시정 완료와 피해 회복 조치 등을 이유로 40%를 다시 감경받았다.
감경 제한 뒤에도 15건 모두 감경
감경 제한 규정이 시행된 뒤인 5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의결된 15건은 모두 2차 감경을 받았다.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분류된 틱톡(과징금 103억 600만 원), 락앤락, 미소테크 사건에도 각각 15%, 30%, 20%의 감경이 적용됐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5월 19일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를 개정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는 시정·조사 협력, 보호 노력, 자진신고 등에 따른 감경을 하지 않거나 감경률을 줄일 수 있게 했다.
다만 감경 제한은 의무 규정이 아니다. 적용 여부는 위원회가 의결로 정하고, 제한할 때는 그 사유를 의결서에 적어야 한다. 기계적으로 감경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게 개인정보위 측 설명이다.
적용 범위도 좁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5월 19일 시행 이후에 발생한 사건만 적용하게 돼 있다"며 과징금은 불이익 처분이라 소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 감경도 도입
한편 감경 사유는 지난 9월 11일 고시가 다시 바뀌면서 더 늘었다.
사고 대비 대응 체계를 갖추고 운영하다, 사고 이후 이상 징후를 일찍 알아채고 신고·통지와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빠르게 한 기업은 2차 조정에서 최대 40%를 감경받을 수 있다. 2차 조정을 마친 과징금이 위반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고 위원회가 인정하면 최대 50%를 더 깎아준다.
사고 전에 보안 예산과 인력, 설비에 투자한 기업은 과징금 계산의 출발점인 기준금액부터 최대 40%를 깎아주는 '투자감경'도 도입됐다.
같은 개정으로 유출 사실을 알고도 기한 안에 신고·통지하지 않고 피해 확산 방지 조치도 하지 않은 경우 최대 30%를 더 무겁게 하는 사유도 생겼다. 다만 새 가중·감경 체계와 징벌적 과징금은 9월 11일 이후 사건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므로 처분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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