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뒤로 2024년 마지막 해가 넘어가고 있다. 유난히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을 보내고, 내년에는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본다. 황진환 기자[앵커]
오늘 하루 온라인에서 가장 주목 받은 뉴스만 콕콕 짚어봅니다.
어텐션 뉴스, 조근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가져온 소식은 어떤 겁니까?
[기자]
새해가 밝으면 주요 기관장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하죠. 때가 때인지라 올해 신년사에서는 내란사태 등 국가적 혼란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회 담을 넘어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한 뒤 계엄해제 결의를 이끌어 낸 우원식 국회의장의 신년사 먼저 볼까요.
세간에서 '월담'이라는 호 또는 별명이 붙기도 했는데요, 월담 우원식 의장은 신년사에서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청구인으로서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는 비상계엄 사태의 조속한 수습과 국정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일에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란세력이 국회를 가장 먼저 무력화하려 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우 의장의 신년사는 내란세력을 반드시 단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힙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신년사가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검경 수사를 보면 부정선거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이 선관위를 장악하려 했었죠.
노태악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때 계엄군이 선관위 청사를 점거한 것에 대해 "위헌적이고 위법한 것으로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당국에서는 조속히 진실을 밝히고 반드시 그에 따라 분명하고도 확실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내란사태의 핵심인물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내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역 장교들에게 "부정선거와 관련된 자들은 다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 했던 거 다 나올 것"이라며 야구방망이와 니퍼, 케이블타이 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노태악이는 내가 확인하면 된다. 야구방망이는 내 사무실에 둬라. 제대로 이야기 안 하는 자는 위협하면 다 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하는 말을 듣지 못하면 폭행이나 고문을 서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만에 하나 내란세력이 친위쿠데타에 성공했다면 중앙선관위는 지금쯤 만신창이가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신년사도 볼까요.
조 대법원장은 "요새 국가적 혼란을 겪으며 우리가 새삼 깨달은 것은 모든 국가 기관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금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사실상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가 없습니다.
황진환 기자[앵커]
다음 소식은요?
[기자]
지난해 참 더웠죠. 통계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14도를 넘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기온은 14.5도로 전년의 13.7도보다 0.8도 높았습니다. 이같은 지난해 평균기온은 1991~2020년 사이의 평년 연평균 기온보다 2도 높은 것입니다.
일최저기온과 일최고기온 연평균 값도 지난해가 역대 1위였습니다. 지난해 평균 최저기온은 9.9도로 10도에 가까웠고 평균 최고기온은 19.7도로 20도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늦더위가 이어졌던 지난해 9월은 평균기온이 24.7도로 평년기온 20.5도보다 4.2도나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순위를 보면 상위 10위 중 1998년(5위)과 1990년(10위)을 제외하고 모두 2000년 이후입니다.
실제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은 역사상 제일 뜨거웠던 5년이었습니다. 지난해가 연평균 기온 역대 1위였고 2023년이 2위, 2021년이 4위, 2020년이 7위였습니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전 지구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이의 평균 지구 표면 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0.72도 높았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지구 기온은 사상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부 제공[앵커]
다음 소식은요?
[기자]
올해가 을사년, 푸른 뱀의 해입니다.
환경부는 1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구렁이를 선정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완화되지 않으면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를 맞을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입니다.
구렁이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파충류 중 가장 큰 대형종으로 몸길이는 최대 2m 정도입니다. 구렁이는 주로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한 번에 8~22개의 알을 낳고 11월부터는 겨울잠을 잡니다.
세계적으로는 중국 중부·북부, 러시아에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있는데 기존 서식처 파괴, 찻길사고, 그릇된 보신 문화로 인한 밀렵 등의 이유로 멸종위기에 몰렸습니다.
사실 뱀은 그 생김새와 치명적인 독, 공격적인 성향 등으로 인해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풍요와 지혜를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전 세계에서 8~14만명이 뱀에 물려 숨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서에는 최초의 인류에게 사과(선악과)를 먹도록 유혹한 것이 뱀이라고 기록돼 있죠.
반면 우리 민간에서는 뱀이 집안의 재물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대접받기도 했습니다. 뱀이 집안의 재물인 곡식을 훔쳐 먹는 쥐를 주로 잡아먹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 번에 10개 이상의 알을 낳고 겨울잠을 잔 뒤 봄에 다시 깨어나기 때문에 다산과 영생, 재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의료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가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에는 뱀 한 마리가 감겨 있습니다. 이 지팡이는 서양에서 의료와 의술을 뜻합니다. 지금도 세계보건기구의 문장이나 군의관 배지에는 뱀이 감긴 도안이 있습니다. 지혜의 상징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