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설치하기로 지난해 가을 방침을 정하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중근 의사 의거 관련 기념물 설치 형식 및 내용과 관련해 한중 양국이 직간접적으로 긴밀하게 협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20일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기념표지석 설치를 요청한 뒤 양국 간에는 어떤 식으로 설치하는 게 좋을지 지속적인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 측은 표지석으로 할 경우 새겨질 문구와 기념관 설립시 표기 및 유의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 중국에 전달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선양(瀋陽)총영사관이 그 과정에서 주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념관에 설치된 적잖은 전시물은 우리 독립기념관이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통은 또 일각에서 중국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총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표지석 대신 기념관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중국이 이미 지난해 늦가을 이미 표지석 이상의 뭔가를 설치한다는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지난달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신사 참배와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식통은 다만 중국이 '표지석 대신 기념관을 설치하고 있다'며 한국에 공식적으로 통보한 시점은 최근이며, 이는 아마도 북한과 일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안 의사가 황해도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중 양국이 기념관 건립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한 북한측의 불만을 참작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