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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의 조폭 '도장깨기'…주요조직 잇따라 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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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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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석파·부평식구파·주안식구파 사실상 와해"

 

2011년 10월 21일 인천 길병원장례식장 앞.

폭력조직 신간석파 조직원이 라이벌 조직 크라운파로 자리를 옮긴 조직원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부인상을 당한 조직원을 문상 왔던 크라운파 조직원 100여 명은 '전쟁'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속속 장례식장 앞으로 집결했다. 신간석파 조직원 30여 명도 긴급 호출을 받고 현장에 몰려들면서 양측 간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기동타격대와 방범순찰대가 두 조직을 분리하고 주동자들을 체포함으로써 더 이상의 유혈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의 날 기념일에 발생한 '인천 조폭 난투극' 사건은 인천 강력계 형사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기동타격대 출동에 앞서 1차 출동한 형사들은 조폭을 해산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은 "조폭 숫자가 많다고 출동 경찰관이 위축돼 제대로 된 경찰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런 직원들은 우리 조직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현장에 처음 출동한 강력팀장은 당시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우리는 조폭들 앞에서 결코 비굴하지 않았고 벌벌 떨지도 않았다"며 "목숨을 걸었던 자랑스러운 강력팀 형사였다"고 반박했지만 싸늘한 여론은 바뀌지 않았다.

인천 조폭 난투극 사건 이후 폭력조직을 척결하는 경찰의 기세는 매서워졌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안식구파 두목 유모(47)씨 등 26명을 구속하고 26명을 불구속 입건, 조직을 사실상 와해시켰다고 4일 밝혔다.

앞서 2012년에는 부평식구파 64명을 검거했고 2011년에는 간석파 28명을 검거, 두 조직을 사실상 와해시켰다.

인천의 주요 폭력조직을 잇따라 엄단하는 경찰의 행보는 무림의 고수가 전국 각지의 도장을 돌며 최고수를 제압한 뒤 도장의 현판을 깨뜨리는 '도장깨기'를 연상케 할 정도다.

인천 조폭 세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목포 지역 조폭과 함께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칠 정도로 강력했다.

1970년대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인천에 유흥업소가 잇따라 들어서고 나이트클럽과 안마시술소 등 폭력조직들의 자금 기반이 확대되면서 활동 반경도 커졌다.

그러나 1986년 김태촌씨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천 뉴송도호텔 사장 습격사건을 계기로 조폭 수사가 강화되고 1990년 노태우 정권 시절 '조폭과의 전쟁'이 진행되면서 인천 조폭 세력은 크게 약화됐다.

2011년 조폭 난투극 사건도 인천 조폭의 활동 반경을 크게 위축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경찰이 조폭을 대거 검거해도 폭력조직의 명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인천경찰청의 관리 대상 조폭은 현재 13개파 312명이다. 이는 2012년 13개파 297명보다 되레 늘어난 것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두목과 행동대장 등 핵심 조직원들이 구속되면 또 다른 하급 조직원이 세를 규합해 조직을 운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폭력조직은 언젠가 뿌리가 뽑힌다는 확신을 갖고 조폭 단속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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