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2022년은 지난달 1일에 시작됐지만 중국인의 새해는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춘제 당일인 1일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새해 첫날 저녁 열린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에서 베트남에 1: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춘제 선물을 기다리던 14억 인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시리아를 2:0으로 꺾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날 중국팀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에 0:3으로 완패할 뻔하다 경기 종료 15분여를 남기고 한 골을 넣으면서 겨우 0패를 면했다.
베트남 경기에서 이겼더라도 본선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던 중국은 이날 패배로 남은 예선 2경기와 관계없이 본선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중국의 대 베트남전 패배가 뼈아픈 것은 62년 만의 첫 패배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A매치에서 베트남에 10전 전승을 거둬 비록 원정 경기였지만 자신감이 충만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중국 대표팀 리샤오펑 감독은 경기전 전략에 문제가 있었고 경기 중에도 보완이 안됐다며 팬들과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리샤오펑 감독은 중국 축구가 굴기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텐센트 캡처경기 직후 중국 누리꾼들은 "굴욕적이다",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고, 중국팀의 패배 관련 해시태그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2시간 만에 128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그런 성적, 그런 패배로 월드컵을 놓친 것은 모든 중국 팬들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춘제를 위한 집 밖 불꽃놀이와 폭죽놀이 소리도 국가대표팀의 패전만큼 요란하지 않다" 등의 댓글을 달며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또 "중국으로 돌아가지 말고 거기 있어라", "국가대표팀을 해체해야 한다. 베트남에 지다니 정말 창피하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텐센트 캡처 중국 누리꾼들은 전 감독인 리톄의 웨이보에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리톄는 중국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계속 부진하자 지난달 경질됐다.
반면 박항서 감독의 지도 아래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베트남은 이날 전까지 7연패를 당해 본선 진출이 이미 불발됐지만, 중국을 꺾으며 귀중한 1승을 기록하면서 환호했다.
베트남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 예선전에서 중국을 꺾고 첫 승리를 따내자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선수단 전원에게 세뱃돈을 건네 승리를 축하했다.
박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음력으로 새해 첫날이자 동남아시아 팀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첫 승리를 거둔 날"이라며 베트남 국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