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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새 구긴 이준석… 이젠 '합당 파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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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준석, 대선 압승 자신했지만…전략 실패
세대포위론, 호남 전략 모두 실패
'女 반감' 부르고 '與 결집' 자극했다는 지적도
정치적 부담 안은 상황에서 '합당' 암초
자신의 거취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셈법 복잡
이준석 측은 "흡수" 국민의당은 "당대당" 대치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소감을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소감을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20대 대통령 선거 낙승을 자신했던 국민의힘이 10일 역대 최저 표 차이로 신승하면서 이준석 당대표가 앞세웠던 '세대 포위론' 등 선거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다.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 이준석 대표는 이젠 '국민의당과의 합당'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세대포위론 실패, 호남 표심 저조… 이준석 전략 안 통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한 뒤 이준석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한 뒤 이준석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준석 대표가 내세웠던 선거 방정식이 이번 대선에서 통하지 않았다. 성공을 자신했던 세대 포위론은 실전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했다.

세대포위론은 민주당 지지층인 4050을 다른 세대의 지지로 포위하겠다는 전략이었고, 그 실행방법으로 이 대표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거친 공약을 선거 기간 내내 던졌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자극에 집중된 메시지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갈등을 유발해 표를 얻는다는 갈라치기 논란까지 일었다.

결국 이는 여성, 특히 2030 여성의 반발을 거세게 불렀고 실제 선거 표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20대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게 더 강한 지지를 보냈고, 30대에서도 윤 후보는 이 후보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20대 남성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에 매몰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최소 20% 득표를 공언하고, 막판엔 30% 득표까지 말했던 '호남 전략'도 실패했다. 국민의힘의 호남 득표율은 12.75%로 보수 정당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당 내 평가는 싸늘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호남 득표율이 10.46%였다. 10년이 지났는데 2%p 더 나온 것을 성과로 보긴 어렵다"라며 "30%p 얻겠다고 말한 것이 오히려 호남의 (민주당) 결집을 자극한 것 같다. 복합쇼핑몰 이슈도 공약을 던지는 것까지만 했으면 좋은데 광주를 낙후된 도시처럼 계속 말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대선을 하루 앞두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많게는 한 10%p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등 선거 내내 압승을 자신했는데, 이런 발언이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이 0.73%p 차이로 겨우 승리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가 선거 전략 상 필요 없다'고 반대했던 이준석 대표의 판단이 옳았는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있다. 


이제 숙제는 '합당'… 흡수 vs 당대당 갈등 여전



윤 당선인은 전날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간 당에서 작성한 대선 관련 보고와 출구조사 결과가 상반된 것에 분노했다는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평소에도 당을 향해 '노력이 부족하다', '이전과 바뀐 게 없다'는 등 아쉬움을 자주 보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낙승을 자신했던 이준석 대표에게 이번 선거 결과는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대표는 당장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로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무엇보다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속도를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새벽엔 국민의힘 권영세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최연숙 사무총장이 만나 합당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등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 [단독] 尹 승리 직후 권영세·최연숙 합당 논의…이준석 운명은?)

합당 방식에 따라 이준석 대표를 포함한 현 국민의힘 지도부의 거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양당이 당대당 합당을 추진할 경우 합당 수임기구가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논의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강하게 '흡수 합당'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관계자는 통화에서 "합당 방식은 흡수 합당이다. 당대당 합당은 불가능"이라며 "이미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사례도 있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석이 넘는 정당과 3석 정당의 합당 문제"라며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경쟁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원칙인데, 이것을 흔들면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당은 당대당 합당을 주장하고 있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미 지난해 합당 협상 과정에서 만든 내용들이 있어 그 수순으로 가지 않겠는가?"라며 "당시 당명에 대해서만 이견이 있었고, 그 외엔 당대당 합당 내용이었다.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회에 저희 일부 인사가 들어가고, 공동 당협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회에도 들어가는 내용 등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머리가 가장 복잡할 것"이라며 "자신을 도와줬던 김기현 원내대표의 임기는 끝나고, 차기 원내대표에 권성동 의원 등 윤 당선인과 가까운 사람들이 올 가능성도 있는데, 안 대표와의 협상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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