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건강 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콜레스테롤 관리를 하셔야 한다'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긴 들었지만, 정확히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또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도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 무용론부터 약 사용의 찬반 논쟁까지 벌어진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약을 먹어서 낮춰야 할까? 또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수치를 어디까지 조절할 수 있을까?
이승남 강남베스트의원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승남 원장은 CBS 경제연구실 채널의 '의사결정' 유튜브에 출연해
"콜레스테롤 관리는 식습관과 운동이 기본이며,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러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한 올바른 접근법과 흔히 하는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운동과 식단 조절이 우선이지만, 고위험군은 예외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체중 증가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먼저 체중을 감량하고 식단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로 처음으로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온 경우라면 2~3개월 동안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실천한 후 다시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심장병, 뇌졸중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이른 시일 안에 낮춰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관 질환을 악화시키고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들은
단순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약 복용은 괜찮지만, 부작용 있다면 약물을 꼭 바꿔야
이승남 강남베스트의원 이승남 원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콜레스테롤 약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크다. 특히 스타틴 계열 약물이 부작용이 많다는 이야기 때문에 복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치료제 중 스타틴 계열 약물이 가장 효과적이고 대중적인 것이 사실이다. 스타틴 계열 약물은 총콜레스테롤과 LDL(저밀도 지단백)을 낮추고 HDL(고밀도 지단백)을 증가시키는 등 효과가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틴 계통의 약을 먹고 간이 나빠지는 현상이 생기거나 심한 근육통이 생기는 경우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다른 콜레스테롤약으로 꼭 변경해야 한다. 또 당뇨가 있거나 비만이 있다면 스타틴 계통의 약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스타틴 계통의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혈당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히 당뇨 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HDL 높이고 LDL 낮춰라?'…반만 맞는 말
콜레스테롤 검사를 하면 총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등의 다양한 수치가 나온다. 이 중 LDL 수치와 HDL 수치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본다. LDL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LDL은 간에 저장된 콜레스테롤을 세포로 옮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LDL 수치가 높을수록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반면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으며,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이동시켜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HDL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HDL을 높이고 LDL을 낮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늘 적정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40~60㎎/㎗ 정도를, LDL콜레스테롤은 100~130㎎을 적정 수치로 본다.
조리법에 따라 콜레스테롤 수치 달라져
이승남 강남베스트의원 이승남 원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흔히 콜레스테롤 하면 고기 위주의 식습관을 문제라고 떠올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저는 환자들에게 고기는 마음껏 먹으라고 말한다"며 "고기가 문제가 아니라 요리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삶은 고기보다는 구운 고기가, 구운 고기보다는 튀긴 고기가 콜레스테롤을 더 높인다. 또 콜레스테롤 하면 흔히 오징어, 새우, 계란 노른자 등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 몸에는 정제 탄수화물이 더 위험하다. 빵, 과자, 떡, 케이크, 주스 같은 음식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반대로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식습관도 있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등푸른생선과 견과류 같은 건강한 지방을 포함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식후 1시간', '30분 이상', '땀이 나야' 효과적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운동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많이 걷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운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원장은
"운동은 식후 1시간 후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점이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운동을 통해 혈당도 오르는 것을 방지하고 혈중 콜레스테롤도 낮출 수 있다. 또 운동 강도도 중요하다. 단순히 느긋하게 많이 걷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땀이 날 정도로 30분 이상 운동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적절한 운동 강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인터벌 운동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빠르게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으로 운동하면 뇌는 운동량을 착각하게 되고, 효율적으로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