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악재만…불황 속 여수산단의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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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50여 년간 국가와 지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전남 여수국가산단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중국·중동 등 생산량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 등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과 지자체는 정부 지원책만 속절없이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대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좀처럼 손발을 맞출 수 없는 게 여수산단의 현주소다. 기업 중심의 적극 행정을 통해 기업 규제 완화와 대규모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내고 있는 울산시의 사례에 비춰 여수산단의 해법을 들여다본다.

[휘청이는 여수산단, 해법은 어디에①]
입주 기업 대다수 적자…건설 노동자 발길 '뚝'
전남도, 고용위기지역·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추진
규제 완화 등 적극 행정 절실…전남도·여수시 정부 지원에만 목매

여수국가산단. 여수시 제공여수국가산단. 여수시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안팎으로 악재만…불황 속 여수산단의 현주소는
(계속)

50여 년간 국가와 지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전남 여수국가산단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지역 곳곳에서 산업계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지시스템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SM공장을 멈춘 지난해 91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도 2조 5200억 원 가량에 비해 64% 가량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적자로 전환됐다.
 
여천NCC의 경우 지난해 약 15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누적 적자액만 7400억 원에 달한다.
 
여수산단 입주기업 대다수가 지난해에만 적게는 수백억 원대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대 적자를 봤다.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여수국가산단을 비롯한 지역 경기침체, 고용 불안 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고용 측면에서는 지난해 1만여 명에 달했던 여수산단 플랜트 건설 노동자 수가 올해 들어 2천명대로 크게 줄었다.
 
석유화학산업의 실적 부진으로 산단 입주기업의 매출이 줄면서 공장 신증설이 대부분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신증설 사업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가동을 멈춘 공장이 늘면서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이 울산 등 다른 산단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유대용 기자울산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유대용 기자
실제 울산에서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가 진행 중으로, 9조 3천억 원의 자본이 투입된 이 사업에 하루 6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몰리고 있다.
 
여수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이곳으로 발길을 돌린 노동자들도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전라남도는 노사민정이 함께하는 여수석유화학 고용위기 대응 협의체를 구성, 4월 중 정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사업주에게 휴직 수당 90%와 직업훈련비를 추가 지원하고 고용 보험료 등 납부 기간도 연장된다.
 
근로자는 생활안정자금 상환기간 연장과 한도액 인상 등 혜택과 직업 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여수산단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2년간 석유화학산업 관련 기업에 위기 조기 극복을 위한 자금 지원, 연구개발(R&D), 판로 개척, 고용 안정 등 다양한 사업이 지원된다.
 
지난달 24일 열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현지 실사 기업간담회. 전남도 제공지난달 24일 열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현지 실사 기업간담회. 전남도 제공
지난달 이뤄진 정부 현장 실사에 발맞춰 향후 산업위기 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여수시, 지역 기업,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게 전라남도의 방침이다.
 
전라남도의회 주종섭 의원(더불어민주당·여수6)은 "여수산단의 위기로 인해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하청이나 비정규직,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수산단의 위기와 관련해 노동자들과 사측, 행정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인들은 정부 지원에 기대는 것만이 아닌,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수상공회의소 한문선 회장은 "여수와 마찬가지로 산단을 끼고 있는 울산시의 경우 현장에 상주하는 공무원을 운용하는 등 기업 중심의 지원 체계가 잘 짜여있다. 지자체가 기업의 애로사항에 직접 관여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며 "전라남도나 여수시도 이같은 체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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