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8일 촬영된 미국 대통령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왼쪽)의 모습과 2025년 3월 7일 촬영된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오른쪽) 외무장관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합성사진. 연합뉴스미국과 이란이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된 2차 회담이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회담은 로마 주재 오만 대사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란 측은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다.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양측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간접 협상을 이어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매우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회담 종료 뒤 이란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원칙과 목표에 있어서 더 나은 이해에 도달하는 진전을 보였다"며 "좋은 만남이었고, 협상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 측이 핵 문제 외에 다른 사안은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재국 오만 외무부는 엑스 게시물을 통해 미국과 이란 양측이 "이란이 핵무기와 제재 없이 평화적인 핵 에너지 개발 능력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공정하고 지속적이며 구속력 있는 합의를 위한 다음 단계의 논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다음 협상 일정도 공개했다. 아락치 장관은 "수요일(23일)부터 오만에서 전문가급 기술 협상이 시작되며, 다음 토요일(26일)에 우리는 오만에 모여 전문가들이 작업한 결과가 합의의 원칙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번 고위급 핵 협상의 1차 회담은 지난 12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진행된 바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파기한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복원하려는 것이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을 향해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꺼내면서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 협상을 요구했다.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시도 의혹을 부인하며 이란의 관련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