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前 국무총리)가 11일 "모든 것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복하겠다"며 대선레이스 하차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내려놓고 지난 2일 국회에서 6·3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9일 만이다.
동시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본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 부족한 제게 한평생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대선 출마 결정 전후, 제게 보내주신 응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님과 지지자 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시기를 기원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아울러 "이제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제가 내린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며 "제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충심으로 소망한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미리 준비한 짤막한 입장문을 1분간 낭독한 뒤 취재진의 질의를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캠프 사무실을 나서기 전, 참석한 기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그동안 고마웠다" 등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간 김 후보 측과 단일화 실무협상을 진행했던 손영택 전 총리 비서실장, 이정현 대변인(前새누리당 대표) 외 김기흥·김소영 대변인 등 참모들은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한 후보의 옆자리를 지켰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대선후보 사무실에서 회동에 앞서 포옹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후 한 후보는 곧바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 후보로 등록을 마친 김 후보를 접견했다. 당 지도부가 주도한 한 후보로의 후보 교체가 전날 밤 당원투표 부결로 무산된 후 첫 회동이다.
지난 8일 국회 사랑재 카페에서 진행된 단일화 2차 담판이 결렬된 지 사흘 만에 마주한 두 사람은 대면하자마자 포옹을 나눴다.
한 후보는 "(당 후보가 되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우리 후보님의 훌륭한 리더십 아래 모두가 똘똘 뭉쳐 국가의 기본적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분들에 대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김 후보는 "이렇게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로 입당하셔서 함께 해주신 것을 환영하고 정말 감사하다. 저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다"며 "특히 한덕수 선배에 비하면 모든 부분이 그렇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오랜 세월 동안 국정 전체를 총리로 이끌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가 위기를 잘 헤쳐 나오셨다"며
"제가 모시고 여러 가지를 배우겠다. 사부님으로 모시겠다"고도 했다.
특히 "(한 후보가)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특별한 인품과 포용력을 갖고 잘 이끌어주셨다. 여야를 뛰어넘는 탁월한 통합력을 제가 잘 모시고 발휘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직접 제안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제가 물론 할 수 있는 일은 하겠습니다만, 실무적으로 그런 게 적절한지는 조금 논의를 하는 게 좋겠다"며 즉답은 하지 않았다.
다만, "(김 후보가 대선에 승리함으로써) 이제까지 '한강의 기적'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꼭 이어지길 바란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