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6.3 조기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이 인수위 없이 시작하는 정부를 신중하게 준비하는 모양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재명 후보는 '부자 몸조심' 모드로 선거에 임하면서 내각 구성 등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당이 공식적으로 선을 그은 상황에서 의원들도 '자리 욕심'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조용한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다.
겉으론 "준비 없다"지만 물밑 검토 중인 인선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내각 및 대통령실 인선 준비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인물에 대한 검토와 비공식 건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인사 검증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와 선대위가 전반적으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의원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강훈식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지난 11일 "내각 준비는 전혀 없다"며 "마치 당선된 것처럼 오만방자하게 구는 행보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튀면 죽는다'는 기류가 강하게 읽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사익을 좇는 듯한 모습은 지지자들에게도 냉정하게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지금은 오직 대선 승리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차기 내각이든 당권이든 자리를 탐하다가 이 후보 귀에 들어가면 정치생명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재명 후보의 싱크탱크로 주목받았던 '성장과통합'은 최근 선거법 위반 소지가 불거지면서 출범 2주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이 후보는 "제 싱크탱크라고 주장하는 데가 많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고, 해당 조직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내에선 '이재명과 가까울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지난 총선 당시 활발히 활동했던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번 대선에선 전국 단위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이번 대선 콘셉트는 은닉"이라며 "과거 동교동계나 문재인 캠프 때도 측근들이 앞에 나서기보다 희생하며 조력했다"고 말했다.
'관계'보다는 '기능'…인재 풀 작업 진행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서 열린 'K-과학기술' 대전 유세에 참석해 두팔을 들어보이고 있다. 류영주 기자
이 후보 측은 차기 정부 인사 원칙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유능한 인물을 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후보는 사람을 기능 중심으로 평가한다"며 "오히려 거리가 있는 인물을 가까이 둘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가 유세 때마다 강조하는 '진영 색깔 탈피' 기조와 맞닿은 행보다.
외부 인재 영입은 정성호 국가인재위원장이 추천받은 인사를 캠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선대위 산하 이 후보 직속 위원회들이 인재 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범한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에는 외교·통일·안보 분야 전문가들이 결집했고, 기본사회위원회도 전국 조직을 갖추고 정책 제안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