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구미=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시를 찾아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나"라며 '색깔론 탈피' 기조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 유세 현장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며 "젊은 시절 그가 독재하고 군인과 심지어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게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하지 않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해 인권 탄압과 불법, 위헌적인 장기집권을 하지 않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으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나"라며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구미=류영주 기자이 후보는 자신의 핵심 정책 공약 중 하나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박 전 대통령의 업적과 연결 짓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여러가지 일 중 훌륭한 것 하나를 베끼려고 한다"며 "이 분이 고속도로를 놓으면서 동네방네 도로가 뚫리니 '팔기 위한' 농업이 가능해졌고 대한민국 산업이 많이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인구가 소멸되는 지역에 전력을 팔 수 있는 송배전망을 깔고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며 "농촌의 살길과 일자리가 생기고 풍력·태양광 산업이 발전하고 수리 인력 고용에 에너지 수입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기업들이 재생 에너지가 없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길 필요가 없고 오히려 해외 공장이 국내로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험지인 이곳에서 이 후보는 출신지인 경북 안동을 언급하면서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 소리를 안해주느냐"며 TK(대구·경북)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주의를 주장하자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이 동네에서 20% 지지밖에 못 받는 이유는 제가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쓸 만한 구석이 꽤 있는 사람이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