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크레센도서울호텔에서 열린 웹툰 '개미'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소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작사 케나즈의 이우재 대표, 김용회 웹툰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 피에르 모르코스 프랑스 대사관 문화 참사관. 연합뉴스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 '개미'가 한국 웹툰으로 제작돼 올해 하반기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연재된다.
3일 서울 강남구 호텔 크레센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베르베르는 "웹툰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새로운 매체"라며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책과 이야기를 읽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은 접근성이 매우 좋아 어린 독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매체"라고 강조했다.
'개미'는 1991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베르베르의 데뷔작으로, 국내에서는 1993년 번역 출간돼 누적 판매 1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곤충학자의 죽음과 실종 사건, 개미 왕국의 생존과 진화를 교차 구조로 담아낸 이 소설은 전 세계 20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웹툰 제작은 국내 기업 케나즈가 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글로벌 웹툰 IP 제작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지원을 받는다.
이우재 케나즈 대표는 "웹툰 시장은 로맨스·판타지 등 특정 장르가 강세지만 '개미' 같은 글로벌 IP는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며 "4~5년에 걸쳐 총 150화 장기 프로젝트로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색과 작화는 카카오웹툰을 통해 '도깨비 언덕에 왜 왔니?'를 선보였던 김용회 작가가 담당한다. 김 작가는 "개미는 외형이 비슷해 캐릭터를 구분하는 것이 큰 과제였다"며 "독자들이 성격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외형에 차이를 두고, 웹툰에서는 대사와 드라마적 연출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초반 20화 분량이 완성돼 있으며, 오는 11월께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 연재를 시작한다.
케나즈 제공베르베르는 이날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 부르며 "한국의 젊은 독자들에게 '개미'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웹툰 '개미'는 단순한 원작 재현을 넘어 한국 웹툰 산업의 성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 웹툰 시장은 2023년 매출 2조1890억 원을 기록하며 6년 연속 성장했고, 해외 수출 비중도 일본에 이어 북미·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82억 원 규모의 'K-웹툰 글로벌 확장' 지원 사업을 추진 중으로, 글로벌 베스트셀러 IP와 협업하는 국내 제작사에 최대 5억 원을 지원한다. 이번 '개미' 웹툰화가 K-웹툰이 세계 무대에서 또 다른 확장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