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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격수의 고백' 20년 만의 귀환, 여전히 유효한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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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중국까지, 여전히 작동하는 착취 시스템 폭로
미·중 패권의 그늘, '경제 저격수의 고백'' 20주년판 출간

황금가지 제공 황금가지 제공 한때 세계 경제의 이면을 폭로하며 전 세계를 뒤흔든 책, 존 퍼킨스의 '경제 저격수의 고백'이 20년 만에 '완전판'으로 돌아왔다. 38개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 부가 팔리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73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문제작이다.

이번 '20주년 완전판'은 새롭게 추가된 12개 장과 함께, 미·중 패권 경쟁과 신식민 경제 질서를 조망하며 한층 확장된 문제의식을 담아낸다.

저자 존 퍼킨스는 1970년대 미국 대형 컨설팅사의 수석 경제전문가로 일하며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파나마 등지에서 이른바 '경제 저격수(Economic Hitman)'로 활동했다. 그의 임무는 단 하나였다. 개발도상국에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차관을 안겨 경제적 종속 상태로 만들고, 결국 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권 아래 두는 것.

그는 당시 자신이 했던 일을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노예 상인의 후예였다. 내가 일하는 방식은 더 세련되고 냄새도, 비명도 없었다. 그래서 더 사악할 수 있었다."

퍼킨스가 밝히는 '경제 저격수의 네 가지 전술'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부채, 공포,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리고 분열과 정복. 20세기에는 IMF와 세계은행을 통한 신자유주의 금융 지배로, 21세기에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국가 자본 확장 전략으로 형태만 달리해 반복된다.

저자는 "경제 저격수 전략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같은 수법을 경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책은 냉전 이후의 경제 질서가 어떻게 '부채의 제국'을 탄생시켰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달러 시스템, 파나마 운하 재협상, 인도네시아와 에콰도르의 부채 위기, 그리고 스리랑카의 항만 운영권 상실까지—퍼킨스는 자신이 목격한 세계적 부의 재편 과정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기록한다.

특히 새로 추가된 장에서는 중국의 경제 외교 전략을 정면으로 다룬다. 시진핑 정부가 내세운 '내정 불간섭'과 '신실크로드' 구상이 어떻게 부채 의존형 개발 모델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미국의 구형 패권 구조와 충돌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지를 분석한다.

그는 "우리가 저항 없이 받아들인 개념들이 결국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저격수 전략이 충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두 나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 결과 전 세계가 위기 속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경제 저격수의 고백(20주년 완전판)'은 단순한 폭로록이 아니다. 저자는 "죽음의 경제(Death Economy)"라 부르는 착취 구조를 넘어, 환경과 인간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한 "생명의 경제(Life Economy)"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책 말미에는 토론 가이드와 실천 매뉴얼이 실려 있어, 독자가 스스로 현실을 해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존 퍼킨스 지음 | 김현정 옮김 | 황금가지 | 5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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