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카드를 꺼내들며 총력전에 나섰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경기 회복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왔다. 그러나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환율 변동성 등을 고려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주 내놓은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점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대책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계속 확대되자 지난 15일 서울 25개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집값 기대심리를 잡기 위해 한은과 정부간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이달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주택가격 안정의 조건으로 제시한 지표들이 아직 불안정하고, 반도체 수출 및 주식시장 호조도 지속 중"이라면서 "10월 금통위는 부동산 시장과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최소 1~2개월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집값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이 총재는 지난달 16일 서울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 큰 영향이 없지만 인하 시그널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 더 큰 고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성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 13일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웃돌자 외환당국은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후 환율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4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과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경우 이달은 물론 다음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더라도 부동산 경기 대응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1월 인하로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내년 2월 인하를 예상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추가 규제와 외환시장 개입을 배제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추가 인하 시기를 11월로 내다보며 이를 끝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종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은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며 "향후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할 금통위원이 2명, 부동산 대책을 재차 발표하면서 정책 시차를 언급할 금통위원이 1명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2026년 2월 금통위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