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 6·3지방선거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남지사 선거는 막판에 터진 '불법 AI 딥페이크 제작·유포, 관권 선거 의혹'이 초박빙 판세 속 부동층의 표심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캠프는 선관위의 무더기 수사의뢰와 유사 선거사무소 운영 의혹 등을 거론하며 강력한 수사를 압박하고 나섰고,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캠프는 존재하지도 않은 전담팀을 내세운 공작 정치라며 유포했다던 동영상의 실체를 공개하라고 맞섰다.
단순한 선거철 네거티브 공방 수준을 넘어선, 연일 한 치의 양보 없는 전면전을 펼치면서 유세 현장의 열기를 지울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제보자 A씨가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박 후보 측이 '딥페이크 전담팀'이나 조직적인 영상 제작·유포 지시가 전혀 없었다며 전면 부인한 의혹을 재반박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경수 캠프 "한 두 사람 일탈 아니다"…유사 선거사무소 의혹 등 신속 수사 촉구
민주당 김경수 후보 캠프 김명섭 대변인은 1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를 '불법 관권선거·AI 가짜영상 게이트'로 규정하며, 박 후보를 향한 파상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박완수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직원이 선관위에 자수하면서, 김경수 후보를 비방하는 AI 가짜 영상을 제작·유포했고, 경남도청 전현직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 두 사람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공무원까지 포함해 무려 9명이나 무더기로 수사의뢰한 만큼,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 대변인은 새로운 의혹을 추가로 내놓으며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제조자가 선관위에 자수할 당시 불법 가짜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유사 선거사무소'에 관한 내용도 함께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경수 후보 캠프 김명섭 대변인 기자회견. 최호영 기자 이와 함께 "영상 제작 지시가 이뤄진 시점도 관련자들이 경남도청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을 때"라며 박 후보의 관여 여부와 함께 검찰·경찰의 신속한 소환 조사와 증거물 확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범죄 혐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진술을 짜맞추려 시도하는 정황이 심각하게 의심된다"며 "민주주의와 선거의 공정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중대한 사건인 만큼 신속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박 후보 측이 제보자와 언론에 화살을 돌리고, 개인 일탈로 치부하고, 꼬리 자르기에 급급하다"며 "선거 이후 구속 수사와 재선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증거 인멸의 틈을 주지 말고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완수 캠프 "전담팀 존재하지 않아, 공작정치 중단하고 동영상 실체 공개하라"
박완수 후보 캠프는 김 후보 측의 의혹 제기에 대해 "선거 막판 공작 정치와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를 중단하라"며 전면 부인을 이어갔다.
박 후보 캠프 유해남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 캠프는 해당 영상을 제작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조직적으로 유포한 사실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사실도 없다"며 '딥페이크 전담팀' 역시 존재한 사실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 측의 법적 대응을 '언론 겁박'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허위 제보, 검증 없는 보도, 정치적 악용이 결합해 여론을 흔드는 상황에서 법적 절차로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이 어떻게 언론 겁박"이라며 따졌다.
박완수 후보 캠프 유해남 수석 대변인. 최호영 기자 특히 "수사의뢰는 유죄 확정이 아니다"라며 "이를 마치 중대한 범죄가 확인된 것처럼 인식시키는 행위야말로 선거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 캠프를 향해 "우리가 실제로 영상을 만들고 조직적으로 유포했다면 그 동영상을 단 하나라도 제시하고 실체를 즉시 공개하면 된다"며 역공을 폈다.
유 대변인은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흔들림 없이 법적 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끝까지 정책과 실력으로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김 후보가 공작 정치의 맛을 잊지 못해 박 후보를 상대로 '드루킹 시즌2' 공작을 펴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의혹을 선거에 임박해서 '던지고 보자' 식으로 선동하는걸 보니 이미 경남 선거판세는 박완수 후보의 굳히기로 흐름이 확정된듯 하다"고 밝혔다.
제보자 A씨 "딥페이크 AI 영상 32개 제작" vs 박 후보 캠프 "일방적 주장"
박 후보 캠프에서 영상 제작한 참여한 제보자 A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 측이 유튜브 채널을 조직적으로 운영해, 지난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딥페이크 AI 영상 32건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 당시 도청 공무원으로부터 도청에서 생산된 동영상 파일과 자료를 받았고, 이들이 김경수 후보의 과거 사생활 영역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조합해 저격 또는 공격하는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의 미숙한 가담 행위로 공정한 선거 시야를 어지럽힌 점에 대해 도민과 피해자인 김경수 후보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 캠프는 이에 대해서도 즉각 성명을 내고 "A씨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악의적인 정치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채널의 조직적 운영, 외장하드 제공, 문건 전달, 공무원 개입 등은 모두 A씨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며, 허무맹랑한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와 전현직 공무원 등 9명에 대한 선관위 수사의뢰와 김 후보 캠프의 추가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박 후보 캠프도 제보자와 이를 보도한 기자를 고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