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브리핑. 연합뉴스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팀 검사들을 '피해자이자 피의자'라는 상반된 지위로 수사하고 있다. 이들이 당시 검찰 윗선의 직권남용 범행의 상대방(피해자)이면서도, 이와 연결된 허위공문서작성죄는 스스로 저지른 혐의가 있다는 것이어서 향후 전체 범죄혐의 구성 방향이 주목된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은 최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훈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현 대전지검 부장검사)에 대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압수수색 영장에 당시 수사팀 막내였던 A검사의 피의사실을 함께 적시했다.
검찰이 2024년 10월 17일 김건희씨에 대해 불기소처분한 후 A검사가 작성한 88쪽짜리 수사보고서의 날짜가 처분 전 시점으로 앞당겨져 있고, 작성자 역시 A검사가 아닌 수사관으로 기재된 점 등에서 허위 작성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종합특검은 당시 수사팀이 김씨의 혐의에 대해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불기소처분을 하고 사후적으로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이같은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모순되는 지점은 종합특검이 문제의 '허위공문서' 작성 주체인 A검사와 이 사건 주임검사인 최 부장검사를 수사무마 의혹 직권남용 범죄에선 피해자 지위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수사팀이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이 전 지검장의 부당한 압력에 따라 불기소 결론을 냈지만 이 범행을 숨기기 위한 허위공문서작성 범죄엔 스스로 적극 가담한 모양새가 된다.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려면 윤석열·김건희 부부나 이를 전달받은 검찰 윗선의 '불기소 압력'뿐 아니라 이로 인해 수사팀의 처분 내용이나 시점이 억지로 바뀐 점이 입증돼야 한다. 즉, 수사팀이 김씨에 대해 기소 의견을 갖고 있었거나 추가 수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묵살되고 불기소처분 결정서를 쓰는 '의무 없는 일'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직권남용 범행의 연장선에서 허위공문서작성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사실관계가 상충돼 법정에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최재훈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현 대전지검 부장검사). 연합뉴스
다만 종합특검은 최 부장검사에 대해선 직권남용의 상대방이 아니라 심 전 총장·이 전 지검장과 순차 공모한 피의자로 전환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검사는 지난달 11일 종합특검 참고인 조사 출석 당시 "이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부당한 지시나 외압을 받은 적은 없었다"며 "수사팀과 함께 증거와 법리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허위공문서작성 혐의와 관련해서도 종합특검은 "A검사는 참고인 신분"이라며 아직 성립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해진 방향에 맞춰 무리한 수사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법상 수사대상은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수사개입'인데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는 이들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라 수사목적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향후 공소기각 가능성도 있다"며 "직권남용 범죄 등에서 피의자를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것 역시 기존 검찰의 수사권 남용으로 많이 비판받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수의 수사팀 관계자들은 허위공문서로 지목된 보고서에 대해 기록 편철을 위해 그간의 수사 내용들을 종합해 만든 참고자료에 불과하며, 문서에 기재된 날짜나 작성자 역시 일반적인 업무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해당 문서는 검사장이나 검찰총장에게 보고되거나 결재를 요하는 것이 아니며, 실제 중요 문서인 불기소 결정서와 20여 쪽의 수사결과 보고서는 처분 전에 작성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