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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에게도 최저임금 적용? 최저임금위서 노사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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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전원회의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

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3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3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와 배달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노동계는 "당연한 책무로 특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맞섰다.

최임위는 사용자 및 노동자 위원 각각 9명과 공익위원 7명이 참석한 가운데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본격 심의에 들어간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두고 노사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노동자 위원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는 전통적 경계가 허물어진 저임금 노동시장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권 조치"라며 "도급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건 결코 예외적인 특혜가 아닌,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최저임금 제도의 본래 취지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도 "배달기사, 대리기사, 학습지 교사 등은 계약 형태만 개인사업자이고, 실질적으로 사용자 지휘·통제 아래 일한다"며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저임금위의 당연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87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도둑맞은 이름과 임금을 되찾아 주는 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최저임금위가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개선하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이번 심의 과정에서 마음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근거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도입 방안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이들은 총수익에서 유류비나 차량유지비 등 업무에 필요한 비용과 4대보험 부담분을 뺀 실질 소득이 최소 법정 최저임금 이상이 되어야 하며, 대기 및 이동 시간도 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택배·배송 기사의 시간당 기본 최저임금으로 1만 7468원을 제시했으며, 대리운전은 1만 6702원, 방문강사는 1만 6678원, 방문점검원은 1만 6297원, 퀵서비스는 1만 4245원으로 각각 산정했다.

아울러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에 대해 노동계는 "도급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도입되면 숙련된 전업 라이더가 늘어나 서비스 질이 향상되고, 고객 주문 증가와 순환 매출 증대로 이어져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예정된 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택배기사와 배달라이더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예정된 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택배기사와 배달라이더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임위 권한 밖이라는 지적에도 "최임위는 임금과 관련해 노사공이 함께하는 유일무이하고 공신력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라며 "최임위에서 결정해야 시장 충격을 완화하면서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소득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경영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용자 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는 "최근 일부 업종의 양호한 실적과 주식시장 열풍에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힘들다"며 "최저임금 보호라도 받는 노동자와 달리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매출이 줄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그 부담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전무는 또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라며 "논의 대상이 노동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최저임금위가 판단하지 못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인력정책본부장 역시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근로자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최저임금위가 임의로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며 "노동자로 인정됐다고 해도 최저임금의 무리한 적용이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적용 확대가 오히려 도급제 노자의 고용 유연성을 위축하고 일자리 감소라는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시장의 만능열쇠가 아닌 만큼 균형 있는 심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 회의에서 한국노총 측의 발표가 끝나면 사용자 측과의 본격적인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도급제 심의 이후에는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가 재차 논의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20원이며, 노동계는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을 각각 주장하고 있어 이달 중순쯤 제출될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을 두고 큰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지만, 관례에 따라 7월까지 심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세종 노동부 청사 앞에서 특고·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요구하며 24시간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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