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월드컵에서 멕시코 블랑코(가운데)가 이른바 '개구리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FIFA TV 캡처한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를 잔혹하게 물들였던 '멕시코 징크스' 청산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점 3점을 챙긴 두 팀의 맞대결, 사실상의 '조 1위 결정전'으로 16강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이 될 매치다.
한국 축구에 멕시코는 통곡의 벽이었다. 역대 상대 전적은 4승 3무 8패로 열세다. 특히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는 2전 전패로 깊은 상처만 남겼다.
첫 악연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었다. 당시 하석주가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첫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하석주가 백태클로 퇴장당하며 경기 흐름이 요동쳤다.
수적 열세에 몰린 한국은 순식간에 3골을 내주며 1-3으로 역전패했다. 멕시코 공격수 블랑코에게 이른바 '개구리 점프' 굴욕까지 당하며 첫 판을 내준 한국은 결국 1무 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20년 뒤인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전에서도 잔혹사는 반복됐다. 한국은 페널티킥으로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기성용이 파울을 당했음에도 심판 판정이 번복되지 않아 역습으로 추가골까지 내줬다. 후반 막판 손흥민이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시간은 부족했다.
결과는 1-2 패배였다. 2연패에 빠진 한국은 최종전에서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연출하고도 끝내 16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훈련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이제 세 번째 복수의 시간이 왔다. 객관적인 전력과 흐름은 한국이 우위에 있다.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 이강인 등 유럽 빅리그를 누비는 스타들이 건재하다. 선수단의 이름값과 큰 무대 경험은 A조 최강이라는 평가다. 홍명보 감독 역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잘 준비됐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걱정은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홈 이점을 안은 멕시코는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국 언론조차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 부를 만큼 전력이 약화됐다. 2018년 당시 멕시코전 패배의 아픔을 현장에서 겪었던 기성용은 "멕시코가 결코 쉽지 않은 상대지만, 지금 우리 후배들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2차전은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멕시코를 잡으면 조 1위 자리를 굳히며 토너먼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나아가 오랜 세월 한국 축구를 괴롭혔던 월드컵 잔혹사까지 깨끗하게 설욕할 기회다. 홍명보호의 발끝에 한국 축구의 해묵은 과제 해결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