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류영주 기자정부가 다음 달 말 발표할 예정인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와 투기성 보유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제시한 만큼, 이번 개편이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는 최근 정부의 기조를 고려할 때 이번 개편이 '실거주 중심' 원칙 아래 취득·보유·양도를 아우르는 과세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당국자들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 구조를 조정하고 투자성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보유세 체계도 재검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우선 양도소득세 체계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이 검토 대상이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특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의 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단순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 비중을 줄이고 실제 거주기간 중심으로 혜택 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을 오래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세제 혜택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실거주 기간이 짧을 경우 보유기간이 길더라도 공제 혜택이 줄어드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유세 체계도 개편 논의 대상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공시가격 상승 흐름과 맞물린 세 부담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국회 입법이 필요한 세율·과표 조정뿐 아니라 시행령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카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문재인 정부 시절 95%까지 높아졌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2022년부터 60%로 낮아져 운영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면 세율 자체를 바꾸지 않더라도 과세표준이 달라지는 만큼 보유세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효과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종부세법상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산한 세 부담 증가율은 전년 대비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며, 경우에 따라 최대 50%까지 늘어날 수 있다.
최근 공시가격 상승으로 일부 고가 아파트는 이미 세 부담 상한에 도달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더라도 실제 세액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공시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단독주택이나 일부 고급 주택은 과세표준 변화에 따라 세 부담이 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득~보유~양도' 통합 접근…내달 부동산 대토론회 예정
류영주 기자정부는 보유세뿐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까지 포함해 주택 취득부터 보유, 처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총 세 부담'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처럼 세목별로 따로 손보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세 부담 구조를 한꺼번에 조정하려는 접근인 만큼 정책 방향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종부세에서도 장기보유 세액공제 등 일부 제도의 손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상생임대주택 양도세 특례 등 기존 감면 제도 역시 실거주 중심 원칙에 따라 개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시뮬레이션을 수백 번 하고 있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시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종부세 대상자와 세액도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도 귀속 주택 종부세 정기 고지 및 신고 금액(결정세액)은 약 1조876억 원으로 전년보다 1389억 원(14.6%) 증가했다.
귀속연도 기준 주택 종부세 결정세액이 증가한 것은 2021년(202.2% 증가)에 이어 3년 만이다. 2024년 평균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전국 표준주택(단독주택)이 0.57%,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은 1.52% 상승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중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7월 말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