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찰과 검찰이 3년 동안 '핑퐁 수사'를 벌이는 사이 피해자가 사망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오는 10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실화하면, 이러한 수사 지연과 관련된 부작용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3년 동안 검경 고소사건 '핑퐁'…피해자는 사망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친인척 관계로 이뤄진 피해자 3명은 지난 2023년 2월 50대 남성 A씨를 부동산 교환 사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로 고소했다. A씨와 부동산 교환 계약을 맺은 피해자들은 약속한 부동산을 A씨에게 넘긴 뒤 A씨가 주기로 한 부동산을 이전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피해 금액을 약 15~16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소장 접수 약 1년 만인 이듬해 초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A씨를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같은 달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후 경찰은 다시 1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낸 뒤 지난해 3월 사건을 재송치했고, 검찰은 같은 달 또다시 보완수사 요구와 함께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런데 사건이 다시 경찰로 돌아온 지 약 7개월이 흐른 지난해 10월, 피해자 중 한 명인 B씨가 사망했다. 고소장 접수 후 약 2년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사건은 여전히 경찰 단계에 머무른 상황이었다. 피해자 측은 "B씨는 이 사건에 가장 깊이 관여해있던 사람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사망하고도 약 6개월이란 시간이 더 걸려 지난달 24일 다시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아직 기소 여부 결정 전이기에 보완수사 요구가 또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고 있는 서성민법률사무소의 서성민 변호사는 "피의자가 이미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였기 때문에 조사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보완수사 요구 내용도 간단한 사실 관계 확인 요청 정도였던 것으로 아는데도 경찰 단계에서 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이었다면 길어도 6개월이면 수사가 끝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수사 지연 문제는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한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꾸준히 나타난 흐름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20년 약 142일에서 2024년 약 312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사기한 '2개월'로 제한 방안도…"현실적이지 않아"

전문가들은 중수청과 공소청이 문을 열며 정부·여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10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장검사를 지낸 법무법인 삼현의 권나원 대표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늘어지는 건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인다"며 "검찰 입장에선 수사가 미진하면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밖에 없고, 검찰과 경찰이 소통이 안 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시간이 끌리는 사례들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출범한 검찰개혁추진단의 자문위원을 지낸 정지웅 변호사는 "이미 제도의 근간이 많이 망가진 상황에서 10월 이후에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사법 현장의 일상이 될 수 있다"며 "아직 완전히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지금이 현상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으로 여당에선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 기한을 2개월로 제한하는 내용을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이미 기존 형사소송법에서 3개월로 수사 기한을 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지켜지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