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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갇힌 트럼프' 3가지 선택지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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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분석기사 통해 최근의 백악관 상황 전달
공격 강화·경제적 압박·일방적 승리 선언 모두 '부적절'
'갈팡질팡' 트럼프, 자신의 권한 한계 깨닫는 중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공방이 2주 만에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추가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개입하면서 물밑에서 외교적 해법이 모색되고 있지만, 호르무즈 통제권과 비핵화 방법론 등을 둘러싸고 양측간 이견(異見)차가 워낙 커서 갈등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군사적 긴장 고조 △경제적 제재 강화 △일방적 승리 선언 후 철수 등 3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만이 최종 해법될 수 없어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세계 최강의 '망치'를 휘두르면서도 이란과의 전쟁에 갇혔다'(Trump Seems Trapped by Iran War, Even as He Wields the World's Biggest Hammer)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에서는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그리고 자신의 사위이자 대이란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과 함께 이란 전쟁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군사적 공세를 더욱 높여 이란 스스로 굴복하게 하는 방안,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와 자금줄 차단을 강화하는 경제적 압박, 그리고 미국 스스로 승리를 선언하고 조기에 전쟁을 끝내는 방안 등 3개의 선택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하지만 어떤 방안을 선택하더라도 명분과 실익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이달 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자 지난 23일까지 13일 연속으로 이란의 주요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공습 때마다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이란 주요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 등 민간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공습을 경고했지만 계획은 막판에 철회됐다.

NYT는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회의에서 참모들이 이란의 전력망을 마비시키고 미사일 전력을 타격하는 식의 대규모 폭격이 과연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간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민간인 사상자를 동반할 수밖에 없고, 자신이 한때 이란 정부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던 이란 국민이 대규모 아사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보고도 받았다.

이란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 대가가 막대해 군사적 공세만 강화하는 게 해법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발전소나 교량을 폭파하는 것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반응했다.

푸틴과 시진핑에게 잘못된 신호 주는 美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

이와 함께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의 요격 미사일 재고 고갈을 꼽았다.  
앞서 지난 4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의 주요 요격 미사일 재고 중 절반 가량이 이미 소진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미군의 13일 연속 공습에 대한 반격으로 이란군 역시 요르단과 카타르 등 중동 내 미군기지에 대규모 미사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일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군기지의 재고량은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전면적으로 확대하지 않기로 한 요인 중 하나가 됐다.

NYT는 "미국 당국자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군의 재고 부족 상황을 고려해 다음 행보를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진행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개입에 있어서 현재 미군의 군사무기 재고 소진 사실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금줄 압박 등 경제 제재도 한계 뚜렷

백악관 참모들이 최근 논의한 두 번째 선택지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 그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요약된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재개해 이란 석유 수출을 더욱 강력하게 차단하고 지도부로 흘러드는 자금줄을 조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핵합의를 무력화시키고, 이란에 대해 이른바 '숨통을 조이는(crushing)' 제재를 가하면서 이란의 경제 붕괴를 기대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재도 이란 정권 지도부는 무너지지 않았고,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오히려 핵 프로그램 추진을 더욱 은밀하게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지도자가 출현했다.

경제 제재가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NYT는 "경제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 미군의 주둔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런 와중에 간헐적인 교전이 발생해 미군 장병의 생명이 위협받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 지역 동맹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늘어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방적 승리 선언 후 철수, 트럼프 정치적 유산 규정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한 뒤 철수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침체를 원치 않는다며 휴전과 협상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철수에도 대가가 따른다는 게 문제다.

올해 2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거라는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켰는데, 오히려 글로벌 에너지 대란만 일으킨 장본인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도 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그대로 둔 채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승리가 미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도 의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시간이 날 때마다 농축 우라늄 수거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이란의 통제하에 둔 채 전쟁을 끝낸다면 비핵화 명분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만 상승시켰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NYT는 "이같은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규정짓는 일이 될 것"이라며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8일 공개된 NYT와의 인터뷰에서 "내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 나를 막을 유일한 것은 나의 도덕성뿐"이라며 자신의 권한이 무한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1월 초에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침실에서 끌어내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미군의 대담한 작전 수행능력과 이를 지시한 자신의 무한한 권한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6개월이 조금 지난 현재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권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모양새다.

NYT는 "(미군의 일방적 승리 선언과 철수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영향력이 무한하다고 호언장담했던 지난 1월과는 달리, 실제로는 자신의 권한에 제약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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