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큐브컨벤션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주최한 '2026 글로벌 뮤직페어 뮤콘'이 열렸다. 가수 김재중이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CSO로서 발표하는 모습. 콘진원 제공그룹 동방신기(TVXQ!)의 원년 멤버이자 제이와이제이(JYJ)를 거쳐 솔로 가수와 배우, 방송인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인 김재중이 중소 기획사의 대표이자 K팝 아이돌 제작자로서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이 산업에서 '팬'이 지니는 중요성을 강조한 후,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실패하고 이를 연료 삼아 빠르게 재도전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큐브컨벤션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주최한 '2026 글로벌 뮤직페어 뮤콘(MU:CON)'이 열렸다. 첫날 키노트 세션 주인공은 중소 규모 기획사 인코드 엔터테인먼트의 김재중 CSO(Chief Strategy Officer, 최고전략책임자)였다. 인코드는 2024년 걸그룹 세이마이네임(SAY MY NAME)을 시작으로 올해 보이그룹 키빗업(KEYVITUP)과 베이온(VAYONN)을 차례로 데뷔시켰다.
"대기업 대 중소기업 이렇게 보고 싶지 않다. 대기업과 독립 제작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는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새로운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엔터업계에서는 주로 소속 아티스트를 의미)를 만들고 빠르게 실험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회사"라고 운을 뗐다.
그룹 세이마이네임.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이어 "반대로 자본과 인력, 특정 장르적 전문성, 글로벌 인프라는 저희가 사실 부족할 수는 있다. 대기업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과의 협상력, 공용 인프라, 네트워크, 자본과 돈이 많지만 역시 그 모든 장르와 모든 시장에서 계속 실험할 수 없다"라며 "서로의 장점을 결합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장점을 교환하는 구조가 꼭 필요하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기보다는 시장에 내놓은 IP에 "반응하는 팬과 도시를 찾는다"라는 방향성 아래, 3단계의 접근법을 제시한 김 대표는 "싸게 실패하고 빨리 재도전한다"라는 것을 실행의 핵심으로 꼽았다.
첫 단계는 숏폼 콘텐츠 제작·배포와 현지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며 반응 데이터를 수집하는 '디지털 테스트 & 발견'(0~3개월)이다. 두 번째는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시장의 신호를 찾는 '오프라인 소규모 검증'(4~6개월) 단계로, 이때 300~1천 명 규모 쇼케이스를 2~3개 도시에서 열고 커뮤니티에 침투한다. '실제 티켓 판매량 규모'와 '직접적인 소비와 팬 행동'을 파악하는 시기다.
그룹 키빗업.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세 번째 단계는 '파트너십 & 확장'(7~9개월)이다. 김 대표는 "이때는 정말 회사가 사활을 걸어야 할 때"라며 "검증된 도시와 국가, 플랫폼에만 자본을 집중해서 화력을 쏟는 시기다. 또 유통, 공연, 미디어, 크리에이터, 커머스 등등 실제 실행 가능한 핵심 파트너를 이때 구축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파트너 숫자 자체보다는 그 파트너가 실제로 무엇을 정말 실행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아이돌 그룹이 자리 잡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팬'에게 달렸다는 점도 강조했다. 팬들의 숫자, 문화, 행동을 두루 관찰한다는 김 대표는 "팬을 단순히 '소비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팬은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미디어, 마케터이면서 커뮤니티"라며 스스로 콘텐츠나 밈(meme, 온라인을 통해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을 만드는 팬들을 두고 "새로운 문화를 확산해주는 사람들"이라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소속 IP들을 잘되게 하려고 유료성 바이럴(홍보 활동)을 태우기도 하는데, 우리 음악을 듣고 우리 브랜드를 소비해 주는 분들이 그걸 더 멋지고 예쁘게 만들어서 우리 존재를 모르는 시장과 사람들에게 널리 확산해주는 파장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팬과 팬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활동이 일어나는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룹 베이온.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제공그러면서 "관심이 반응이 되고, 그 반응은 '나는 이 사람, 이 그룹의 팬'이라는 정체성이다. 그 정체성이 공유되고 거기서 또 새로운 콘텐츠가 제작되고 구매하고 재구매로 이어지고, 결국 팬 한 명의 장기 지속 가치(LTV·Life Time Value), 거기서 근본적인 LTV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LTV가 다른 사람에게 확장돼 점점 그 범위를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절대적인 전략은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김 대표는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시장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고 그 시장 소비자분들, 팬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또 그 팬분들이 우리를 선택할 이유를 설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무작정 가서 '사랑해 줘요'가 아니라 미리 '사랑받을 이유'를 설계하고 가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대기업처럼 큰 자본을 투입할 수는 없지만, 중소기업이기에 "더 작게 실현할 수 있고, 더 빨리 배울 수 있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가능성이 확인된 곳에 자본을 집중할 수도 있다, 우린 아직 상장회사가 아니니까"라는 장점이 있다고 본 김 대표는 "그래서 저는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자본 크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소신을 폈다.
김재중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CSO. 콘진원 제공마지막으로 콘진원에 바라는 점도 정리했다. 김 대표는 △프로모터와 홍보대행사 등을 공동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 풀 매칭 △소규모 해외 콘텐츠와 쇼케이스 비용 등 실패 비용 절감형 테스트 지원 △검증된 도시와 시장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확장 단계에서 할 수 있는 해외 진출 매칭펀드 △해외 법인 설립 없이도 활용 가능한 인프라로서 법률·세무 현지화 업무 네트워크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역할은 성공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싸게 실패하고 빨리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실패의 데이터를 산업에 축적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어떤 도시와 국가에서 어떤 콘텐츠가 반응이 왔는지, 그 반응이 실제 소비와 티켓 구매로 얼마나 전환됐는지, 어떤 규모에서 공연의 정체성이 발생했는지 등의 데이터를 익명화해 산업 전체에 축적이 된다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조금 더 빠르게 학습할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김 대표는 실패 데이터가 쌓이고 공유되지 않으면 결국 어떤 요인 때문에 실패했는지 찾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중소기업들이 실패를 거듭하지 않고, 공유할 정보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대한민국 중소기업 전체가 좀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놨다.
'뮤콘 2026'은 오는 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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