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작업이 진행되자, 시민들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열흘 넘게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도 작업이 시작됐다. '부캉이'를 배웅하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넓은 바다에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했다.
29일 오전 10시쯤 부산 북항 친수공원. 공원 입구에는 '부캉이'에게 전하는 응원 문구가 담긴 팻말이 서 있었다. 시민들은 "부산에 놀러 와 줘서 고마워. 좋은 시간이었길 바라", "무사히 넓은 바다로 돌아가서 행복해" 등 '부캉이'의 무사 귀환과 안녕을 바라는 인사를 손수 적어 붙였다.
시민들이 상어 '부캉이'에게 남긴 인사. 정혜린 기자
이날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작업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원 일대는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수로를 따라 700m 이상 난간을 메운 시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부캉아 또 온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한 시민의 주도로 다 함께 "부캉아 잘 가!"라고 외치기도 했고, "부캉아 그리울 거야"라는 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지난주보다 활동 범위를 넓힌 '부캉이'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부캉이'의 등장에 반가워하면서도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29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상어 '부캉이'를 마지막으로 보려는 인파가 몰렸다. 정혜린 기자황모(60대·여)씨는 "추석에 와서 봤는데 오늘은 잘 가라고 배웅하러 왔다. 부캉이가 우리에게 온 건 큰 행운"이라며 "이별은 아쉽지만 자연에서 살아야 하는 상어의 건강을 위해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바다로 돌아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온 김소랑(35·여)씨 역시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아이와 함께 나왔다. 보기 힘든 특별한 경험이다 보니 아이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며 "조심히 바다로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29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정혜린 기자오전 11시 15분쯤, 선박 3척이 수로에 등장해 강한 물줄기를 뿜어내며 외해 유도 작업을 본격화했다. 선박들이 상어의 뒤쪽과 옆에서 물 펌프를 이용해 바다로 향하는 수로 출구 쪽으로 몰아가려는 계획이었다. 물줄기가 상어의 몸에는 직접 닿지 않도록 간격을 유지하면서 물의 흐름과 소음을 통해 수로 밖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작업은 수월치 않았다. '부캉이'가 번번이 포위망을 빠져나가며 난항을 겪었다. 선박들이 출구 방향으로 수압을 분사하며 나아갔지만, '부캉이'는 까마득히 떨어진 뒤쪽 수로에서 반대 방향으로 유유히 헤엄쳐 지나가기도 했다. 시민들은 "여기로 지나갔어요!"라고 외치며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고, 해경과 소방 대원들 역시 "손으로 표시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현장은 '민·관 합동 작전'을 방불케 했다.
갑작스레 내리는 빗속에서도 수많은 시민은 우산을 쓴 채 '부캉이'의 마지막길을 지켰다. 1시간 30분가량 숨바꼭질처럼 이어지던 유도 작업은 오후 12시 40분쯤 별다른 성과 없이 잠시 중단됐다.
29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중 시민들이 '부캉이'가 간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정혜린 기자유도 과정을 초조하게 지켜보던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황인선(47·여)씨는 "사람도 힘들고 상어도 힘들어 보인다. 부캉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 차라리 빨리 빠져나가길 바라는 심정"이라며 "이제 못 보는 게 아쉽지만 어서 넓은 바다로 나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등 유관 기관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동일한 방식으로 2차 유도 작업을 재개했다. 당국은 오후 동안 추가 작업을 진행한 뒤에도 '부캉이'가 바다로 나가지 않을 경우, 유도 방식 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오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상어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된 이후 상어는 12일째 비슷한 장소에서 목격되고 있다. 시민들은 상어에 '북항'의 발음을 딴 '부캉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온라인에서도 실시간 현장 영상과 AI 굿즈 이미지 등이 확산하는 등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