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공소청 논산지청 제공공군 전투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위조해 미국산 정품인 것처럼 속이고 약 128억 원의 정비대금을 받아낸 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방공소청 논산지청은 군용물등범죄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부품 제작·유통업체 대표 A(70)씨와 외주정비업체 정비사 B(67)씨, 외주정비업체 대표 C(62)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정비업체 관계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공소청은 공군수사단과 약 2년간 협력 수사를 벌여 이들의 범행을 확인했다.
A씨와 B씨는 2014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국내에서 제작한 다운컨버터 위조품을 미국으로 수출한 뒤 다시 들여오는 방식으로 미국산 정품인 것처럼 속여 약 29억 원의 정비대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다운컨버터는 KF-16 전투기에 탑재되는 적아식별장치의 송·수신기에 들어가는 주파수 변환기다.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미국에서 제작한 위조 다운컨버터를 수입해 미국산 정품으로 정비한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약 99억 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전투기 부품 제작·유통업자인 A씨는 국내와 해외에서 다운컨버터를 자체 제작한 뒤 미국산 정품과 동일한 외형과 제품번호를 기재했다. 그 과정에서 위조품을 직접 유통하기 위해 지분 약 90%를 가진 미국 협력업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조품의 제조원가는 개당 약 120만 원에 불과했지만, 미국 협력업체 등을 거치면서 약 1억 원에 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주정비업체 정비사인 B씨는 전투기 정비 과정에서 공군 품질검사관들에게 위조품을 미국산 정품인 것처럼 속여 정비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A씨로부터 정비기술 자문 등의 명목으로 약 1억 6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주정비업체 대표인 C씨는 다운컨버터가 위조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비대금을 계속 지급받기 위해 정비실무자들과 수입 일정 등을 공유하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방공소청 논산지청 제공기존 부품을 빼돌려 다른 전투기에 사용하는 이른바 '부품 돌려막기'도 적발됐다.
C씨 등은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정비가 불가능하다고 판정된 송·수신기 6대에서 모듈과 부품 15개를 빼낸 뒤 라벨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같은 모델의 다른 송·수신기를 정상적으로 정비한 것처럼 꾸며 약 8억5천만 원의 정비 대금을 받아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범행은 위조 부품을 이용해 약 99억 원을 가로챈 범행에 포함됐다.
또 전투기 장착 안테나의 정비기한이 지나자 부품업체의 납품 지연으로 정비가 늦어진 것처럼 허위 서류를 제출해 약 5천만 원의 지체상금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논산지청 관계자는 "과거 부품을 구입하거나 교체하지 않고 서류상 수입한 것처럼 꾸미던 방식에서 나아가, 위조부품을 직접 제작한 뒤 해외 업체를 거쳐 수입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진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청은 A씨가 범죄 수익으로 개인 요트와 자가용 항공기 등을 구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추가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정비대금 원가의 사후점검, 허위 수입 관련 서류 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을 방위사업청에 통보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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