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일본 대사관 입구 앞에 중국 경찰과 보안 요원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일본 정부가 행정업무 지원을 위해 구축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일본의 침략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험악해진 양국 관계가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은 일본 우익 세력이 침략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는 새로운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디지털청이 주도해 만든 공무원 행정업무용 AI 모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침략을 미화하거나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해 '겐나이(源内)'라는 생성형 AI를 개발해 올해부터 약 18만 명의 공무원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겐나이는 미국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시리즈 대형 모델을 적용했다.
해당 AI에게 1937년 중일전쟁의 시발점이 된 칠칠사변(루거우차오 사건)에 대해 물으면, 일본의 침략 사실은 빠진 채 '일중 군사 충돌'로 설명한다. 또 중국인 민간인과 포로가 수만~수십만 명 숨진 난징대학살에 대해서도 '난징 함락'으로 표현했다.
챗GPT, 제미나이 등 다른 주요 모델에 일본어로 질문했을 때도 대다수 답변이 일본 우익의 입장에서 기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닝 대변인은 "목적은 계속해 세계 대중의 2차 세계대전 역사 인식을 왜곡해 일본이 전후 체제의 구속에서 벗어나 '재군사화'를 가속화하는 데 여론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AI는 선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야 하며 역사 진실을 변조하고 침략 책임을 세탁하는 데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우익 세력의 간악하고 은밀한 농간은 피침략국 국민의 감정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인류의 양심을 공공연하게 유린했다"면서 "국제사회는 경각심을 가지고 이를 공동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겐나이는 현행 평화헌법이 정식 시행된 시기인 1947년 5월을 기준점으로 삼았다. 80년간의 내각 결정, 국회 회의록, 백서, 관보 자료 등 약 18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일본 정부 자료를 학습했다.
하지만 그 전의 침략 역사인 청일전쟁, 중일전쟁, 식민통치 등은 제외 됐다. 이와 연관된 도쿄재판 판결문 등도 학습 대상에서 빠졌다. 쉽게 왜곡된 답변을 생성하도록 설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국의 역사 전쟁이 첨예해질 경우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더해 관계 회복이 요원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일본은 중국 측에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리창 총리와의 회담을 제안했다. 일본 역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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