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왼쪽)과 해롤드 로저스 전 쿠팡 임시 대표. 연합뉴스·윤창원 기자쿠팡 측이 국정감사에서 질문의 핵심을 비켜가는 답변을 되풀이하며 책임 추궁을 피하고 있다. 지난해 청문회에 이어 이번 국감에서도 증인은 바뀌었지만, 동문서답으로 곤란한 질문을 회피하는 대응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결정 주체 물었는데…논의 과정만 반복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왼쪽)과 김용석 우아한 형제들 부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12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 출석한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은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를 거부하고 법적 대응한 데 대해 '절차적 권리구제'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누가 이런 대응을 결정했는지 거듭 물었다.
2026년 10월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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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일> 의사 결정자는 누구입니까?
▶ 주성원> 특정한 한 명이 했다기보다 그 사안은 내부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서 결정이 된 것입니다.
▷ 이강일> 다수결로 해요?
▶ 주성원> 많은 부분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합니다.
▷ 이강일> 논의는 논의인 거고, 결론은 누가 내리냐고요. 의사 결정은 누가 하느냐니까 왜 자꾸 논의하는 걸 얘기해.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에 던지며) 나 하고 장난 치는 거예요? 누가 의사 결정해요?
▶ 주성원> 해당 건은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좀 있는 건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명 한 명 언급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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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부사장은 자신이 커머스 전체를 총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의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 거듭 묻는 질문에는 내부 논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책임자를 특정하지 않았다.
개인정보 유출 배상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따지는 과정에서도 회사의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가 쟁점이 됐다. 그러나 주 부사장은 "내부에서 고심 끝에 결정했다"며 구매이용권 제공 방안을 설명할 뿐이었다. 이 의원은 쿠팡이 불수용 사유조차 적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후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미국 투자자들의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에 담긴 주장에 동의하는지 물었지만, 주 부사장은 "의향서는 투자자들의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 의원과 유동수 정무위원장이 쿠팡의 입장을 묻는다고 재차 설명한 뒤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청문회 때도 내부 책임자 안 밝혀
해롤드 로저스 당시 쿠팡 임시 대표. 윤창원 기자
이런 동문서답은 지난해 12월 30일 쿠팡 연석 청문회 때와 겹쳐 보인다. 당시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자체 조사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쿠팡 내부 지시자를 물었지만 해롤드 로저스 당시 쿠팡 임시 대표는 정부 지시를 따랐다고 주장했다.
2025년 12월 30일 쿠팡 대상 국회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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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배> 정부 지시를 쿠팡 내부에서는 누가 지시했고 실행했습니까.
▶ 로저스> 정부가 저희에게 지시를 했고 그 지시를 따랐습니다.
▷ 최민희 과방위원장> 김영배 의원 질문 취지는 정부 지시 여부가 아니라 쿠팡 내부 책임자를 묻는 것입니다.
▶ 로저스> 지시는 한국 정부에서 왔고 내부 지시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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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대표는 미국 모회사 쿠팡Inc의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을 맡다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을 위해 한국 법인 임시 대표로 선임된 상태였다. 쿠팡은 당시 인사 발표에서 모회사가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불출석 뒤 남은 책임 공백
연합뉴스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증언대에 서지 않고, 대신 출석한 경영진도 핵심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서 회사의 책임을 묻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정무위는 지난해 10월 김 의장이 2차례 국감에 출석하지 않자 그를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같은 해 연석 청문회에도 김 의장은 불참했다.
당시 민주당은 김 의장의 불출석과 외국인 임원 출석을 묶어 "의도된 책임 회피극"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김 의장을 "상습 책임 회피자"라고 부르며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쿠팡은 이번 국감에서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인석에서 회사의 판단과 책임을 요구 받은 경영진은 올해도 질문의 핵심을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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