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젬스톤이앤엠에서 만난 가수 손호영. 손호영 공식 트위터"명확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요. 음… 제가 조금 조심스러운 게 많고 겁이 많아요. 근데 욕심은 또 많고 예민하고 약간의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해요. 그게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에요. (…) 하지만 20주년만큼은 절대 피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예민한 놈입니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은 손호영은 본인의 예민함을 꽤 늦게서야 알았다. 그는 "쉽게 알 수 없는 위치였던 것 같다. 돌아보면 저한테 맞춰주시는 분들이 많고,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살아오니까 직접적으로 '너 예민해!'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본인의 예민함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짜증을 부리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평소 '미소 천사'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손호영에게서 '사실 저는 무척 예민한 사람이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건 예상 밖이었다. 손호영은 솔로 데뷔 20주년과 5년 만의 신곡 '고 어라운드'(Go Around) 발매를 기념한 라운드 인터뷰를 이달 초 열었다.
2006년 첫 정규앨범 '예스'(Yes)로 솔로 데뷔한 손호영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소감을 물으니 "정말 긴 시간의 20주년을 상상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느낌보다는 팬들이랑 소통하는 게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 스무 살, 이제 대학교 들어간 것 같은? '이제 대학생이지~' 이런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저한텐 약간 그렇게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싱글을 내자'라고는 "진작에 마음을 먹었"던 터라, 올해부터 신곡 준비에 들어갔다. 20주년을 맞아 조금 더 규모를 키운 앨범을 낼 생각은 없었을까. "제가 좀 느리다. 배우는 과정도 느리고 성숙하는 과정도 좀 느린 사람이더라"라고 운을 뗀 손호영은 "제가 완벽주의도 있다 보니 앨범 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손호영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신곡 '고 어라운드'를 14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한다. 손호영 공식 트위터신곡 '고 어라운드'는 지난 20년 동안 홀로서기 해 오며 경험한 삶의 궤적과 지금의 마음가짐을 희망적인 가사와 진솔한 목소리로 전하는 노래다. 손호영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그는 "기분 좋은 라이트한(가벼운) 록 베이스의 팝이다. '고 어라운드'라는 게 기분 좋은 표현이다. '괜찮아'라는 뜻이다. '직진만이 답이 아니고 다른 길도 있다, 도망쳐도 돼' 등 지나오면서 제가 생각했던, 지금 제 나이 때 하고 싶어서 쓴 가사"라고 소개했다.
가사를 쓸 때 자기 자신뿐 아니라 듣는 '모두'를 위해 썼다. 손호영은 "여러분들을 생각하고 쓴 거다. 너무 잡음이 많다, 살아가는 데. 근데 진짜로 좋은 음도 많다. 그래서 '그거(잡음)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나 보니까 너무 신경 안 써도 되더라' 하는 가사다. 저한테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다"라고 부연했다.
'손호영이 불렀을 때 노래의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으로 작사했다. 그는 "제가 이별도 안 했는데 갑자기 절절한 이별 노래를 부르면 (청자가) 와닿을까?"라며 "사진도 그렇고, 내 주름 있는 모습이나 지금 나이대에 맞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오디(god) 멤버들에게는 들려줬는지 묻자, 손호영은 "최대한 나중에 들려주려고 한다. 일단 욕은 나중에 먹자"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손호영은 신곡 '고 어라운드'의 작사에 참여했다. 젬스톤이앤엠 제공"멤버들이 너무 장난기 많고, 가족이다 보니까 쉽지 않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만들어놓고 의견을 들을 생각이에요. (곡이) 좋아도 욕을 할 거고요. (웃음) 분명히… 반응이 뻔해요. 큰, 극적인 반응도 안 할 거고요. 아마 제대로 끝까지 안 듣는 분도 있을 거예요. 대부분 완곡을 듣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곡을 짧게 만들었고요. (일동 웃음)"처음 솔로 데뷔했을 땐 닮고 싶은 대상이 있었다. 그래서 도전했다. 손호영은 "어떤 음악가를 롤모델로 두고 그걸 따라 했다"라며 "지금은 그건 아닌 거 같다. 오히려 그런 걸 지우고 저에게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만약 2006년으로 돌아간다면 손호영은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을까. 그는 대번에 "지금 솔로 앨범 낼 준비가 안 됐어, 이놈아!"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완벽한 준비가 어디 있겠나. 근데 저는 내가 상상했던 나보다는 조금 더 나를, 내 본모습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솔직히 자신감이 되게 많았다. god가 데뷔부터, 1집부터 잘되진 않았지만 저는 오디션, god, 이 과정은 길게 보면 쭉 올라갔다"라며 "(솔로를 해 보니) 제 생각이랑 다르구나. 제 실력에 맞고, 제 색깔에 맞는 그런 음악을 준비해야 하지 않나? 조금 오버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목표가 분명했기에 그 시절에는 부족함을 보완하는 데 몰두했다. 손호영은 "노래의 어려운 부분을 부르기 위해서 연습했다. 그 부분을 노력하는 시간에 내 색을 찾았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전했다.
손호영은 오는 10월 31일과 11월 1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 '호라이즌'을 연다. 젬스톤이앤엠 제공"멤버였을 때도 이런 엄격함이 없진 않았는데 제가 성격이 노력형이에요. '안 되는 건 되게 해라!' 그때 당시 (그게) 가능했던 건, god에선 제가 20%를 채우면 돼요. 제 역할 20%는 노력으로 채워지더라고요. 근데 솔로가 되고 나니까 부족한 부분을 노력으로 채우기엔 너무 먼 거예요. 그 양이 너무 큰 거 같고요. 처음엔 그걸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았어요. 누가 받아들이고 싶겠어요, 저의 부족함을.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오기로 밀고 나갔어요. 그런 자만은 지금은 1도 없어요."첫 솔로 앨범 표지 속 손호영은 근육질의 팔과 가슴이 잘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모습이다. 이른바 '몸짱' 콘셉트였다. 손호영은 "아! 아! 네 맞다"라며 "죽겠어요"라고 괴로워해 다시금 폭소를 유발했다. 일부러 몸을 만들려고 했다기보다는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적당히를 몰라서 운동도 오버해서 했다. 그랬더니 몸이 그 모양이 돼 있더라"라고 웃었다.
근육질의 몸매가 되고 나니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다. 손호영은 "(콘셉트가) 점점 그거로 바뀌는 거다. '사람은 반전이 있어야 돼. 남성미가 있어야 돼!' 하다가 저도 모르게 했다. 그때는 '몸짱'이 유행이었다"라며 "지금 생각하면 좋지 않은 흐름이었던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이 번졌다.
오히려 손호영은 "오로지 노래만 잘 부르고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가수이자 보컬 트레이너인 박선주를 찾아갔고 "노래 연습을 하루에 8시간씩 했다." 손호영은 "그렇게 연습하면 (노래 실력이) 엄청 늘 줄 알았다. '우와! 이건 내가 아닌데?' 할 정도로. 그건 노력이랑 크게 비례하지 않더라. 그땐 그걸 몰랐다"라고 말했다.
가수 손호영은 어떤 걸 잘 할까 고민한 끝에 그가 내린 답은 '공연'이었다.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올 준비한 공연이구나. 이게 장점이구나. 제가 말하긴 부끄럽지만 제 목소리와 비슷한 사람은 잘 없더라. 유니크하구나, 그런 게 장점 같다. 그런 쪽으로 더 발전시키면 어떨까 한다"라고 말했다.
가수 손호영. 손호영 공식 트위터'고 어라운드'는 앞으로 '솔로 가수' 손호영 음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곡이다. 손호영은 "주변에서 얘기해 주신 게 목소리가 나오면 저인 줄 안다고 하더라. 그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살려서 편안함과 행복감을 가져가는 노래를 어필해 보려고 한다. 만약 발라드를 하게 되더라도 전형적인, 딱 짜여져 있는 정석 발라드를 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제 목소리가 어울릴 수 있는 거다. 그리고 그거를 제가 표현할 장르를 찾아가고 있다. 그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봐야 하지 않나 하고 (첫걸음을) 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내려놔지는 것들"이 있다고 손호영은 말했다. 물론, 여전히 "이상하게 안 내려놔지는 것"도 있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은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하게 됐다는 점이다. 손호영은 "안 맞는다 싶은 것들을 옛날엔 억지로라도 했는데 지금은 '미안하지만 못할 거 같다'라고 얘기하게 됐다. 옛날에는 그 얘기조차 못 했다"라고 털어놨다.
"갖고 태어난 건 절대 안 변하더라고요. 제가 예민한 것도 너무 잘 알고 그런 어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 그게 안 놔져요. 그래서 피곤하게 살 운명이에요. 그걸 받아들였어요. 저는 피곤할 거예요. (일동 웃음)" <계속>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