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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해도 또 터지는 '공천 비리'…강선우·김경까지 이어진 악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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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쇼핑백 건네자 공천심사 조언
탈락 위기에 단수 추천
강선우 징역 2년 6개월…법원 "국민 신뢰 훼손"
끊이지 않는 공천 비리…헌재, 경고에도 반복
법조계 "지역구 의원의 공천 영향력 제한해야"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사진 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사진 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사진 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사진 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공천을 둘러싼 금품수수는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반복돼 온 비리다. 과거 법원은 공천헌금을 '매관매직'에 빗대며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질타했고, 관련 정치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되면서 사후 형사처벌뿐 아니라 공천 과정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法 "강선우, '1억 쇼핑백' 받았다"…김경 항의에 '단수 추천'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1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천헌금 1억원을 제공한 김 전 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보석으로 풀려났던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다시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2022년 1월 7일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에게 공천심사 관련 질문을 알려주는 등 조언을 제공하고, 심사 과정에서도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고 봤다.

그러면서 "김경이 후보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에서 여성·청년 전략공천이 결정되자 김경이 남 전 보좌관을 통해 항의했고, 강선우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김경을 단수 후보자로 추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선거 공정성을 저해하고 이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꾸짖었다.

끊이지 않는 공천 비리…'32억 공천헌금'에 의원직 상실도

공천헌금 비리로 재판을 받은 정치인은 이들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불거진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이다. 당시 서청원 친박연대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양정례 전 의원 측과 김노식 전 의원으로부터 각각 17억원과 15억 1천만원 등 총 32억 1천만원을 당에 내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2009년 5월 서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김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양 전 의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확정했다. 이들은 유죄 확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서 전 대표와 김 전 의원은 공천 관련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10월 29일 공천 관련 금품수수 금지·처벌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공천헌금이 정치권에 뿌리내리게 된 배경과 그 폐해를 상세히 지적했다. 헌재는 "공직선거에 있어서 정당이나 정당의 실력자는 공천 과정에서 막대한 공천자금을 수수하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었고, 특히 전국구 공천의 경우 헌금액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매관매직으로 정당을 사당(私黨)화하는 효과를 가져 왔다"고 밝혔다. 이어 "비민주적인 공천권 행사로 말미암아 국민이 원치 않는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등 폐단이 심각했다"고 질타했다.
 
헌재는 공천헌금이 특별당비나 후원금, 대여금 등의 형태로 위장돼 오간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성이 있는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 등의 수수행위에 대하여는 그것이 '어떠한 명목으로 수수되었든지 간에'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의 경고와 형사처벌에도 공천헌금 비리는 계속됐다.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현영희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 공천을 받기 위해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게 5천만 원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2014년 현 의원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의 이유로 "실제 공천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그 제공사실 자체만으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을 언급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공명식 전 남양주시의회 의장이 이우현 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시장 후보 공천헌금 등의 명목으로 총 5억 55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 전 의장은 2018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처벌해도 반복되는 공천 비리…법조계 "공천 구조 바꿔야"


법조계에서는 공천헌금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을 넘어 정당의 공천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성민법률사무소의 서성민 변호사는 "과거에도 유사한 공천 관련 정치자금 범죄가 발생하면 정당공천의 폐해라는 지적과 함께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정당 공천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일시적인 논의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사후적 처벌만으로는 유사한 범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예방적 차원에서 정당공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집중된 공천 영향력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시의원과 구의원에 대한 공천권이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있으니까 뇌물이 계속해서 오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시의원과 구의원에 대한 공천권을 사실상 전적으로 행사하는 것부터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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