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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너' 김경희 의장 "100만 화성시에 군공항이 웬 말"[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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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화성시의회 의장 인터뷰]

수원 군공항 찬반 여론 갈라치기 '분통'
일부 화성시민 선동, 친일 합리화 연상
"통합국제공항 최적지는 수원 종전부지"
국제공항 광고로 화성 내 투기↑ 몸살
100만 대도시에 전투비행장 불가 원칙
특례시의회 권한 확대→역량 강화 필수
"일방통행 아닌 '경청+공감' 정치해야"



"군공항 이전 찬성 댓글들을 보며 참담했습니다. 결국 여론 선동에 당하고 있구나…"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 재시동에 김경희 화성시의회 의장이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수원·화성 모두 잘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논리로 지역 여론이 갈라치기 당하고 있다는 것.
 
"화성 화옹지구로 군공항을 옮기려는 꼼수로 현재 군공항 인근 화성시민들의 민심을 호도하고 있는 겁니다. 일제시대 친일 행위를 합리화하던 논리와 다를 게 없어 보여요."
 
오히려 지역 전체에 전투기 소음을 확산시키고 고도제한으로 개발저해마저 우려된다며, 군공항 저지를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면 '자치권과 시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의장의 제안은 수원 전투비행장의 폐쇄 또는 화성 외 지역으로의 이전이다. 타 군공항으로 기능을 분산한 뒤 없애거나, 공항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기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미다.
 
군공항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 전날이던 지난달 28일 김 의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국제공항을 지으려면 이미 철도, 터미널 등을 갖춘 지금의 수원 군공항 위치가 국가적으로도 최적지"라며 "더는 우리의 '독립적'인 자치권한을 침탈하며 강요하지 말라"고 힘을 줬다.
 

"국제공항의 환상"…특별법 저지 '총력전' 각오

 
지난달 28일 김경희 화성시의회 의장이 CBS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박철웅 피디지난달 28일 김경희 화성시의회 의장이 CBS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박철웅 피디
그는 지방자치단체 권한을 들어, 일방적으로 상대 지역을 지목해 기피시설을 옮기려는 것은 '지방분권 시대에 이웃 지자체를 억압하는 행태'라고 일갈했다.
 
김 의장은 "몇 년 전만 해도 공항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도 있었는데 무시됐다"며 "화성시만 콕 찍어 밀어붙이면서도, 정작 화성시 의견은 제대로 듣지도 않아 가슴이 먹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전 논의를 하더라도 "지자체에 맡겨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분히 여론을 수렴하고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과정도 없이 화성지역 입장이 철저히 무시된 상황에서 "결코 이전사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방적 분위기가 조성된 배경으로는 '가짜뉴스'를 가리켰다. 그는 "통합국제공항 유치의 환상을 심어주는 허위광고로 땅투기만 극성을 부렸다"며 "투자자들의 금전적 손해와 지역 부동산 시장 교란으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로, 시 차원의 법적 조치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여론 선동으로 인해 "원래 화성과 수원은 하나였는데, 군공항 이슈로 원수처럼 갈라져 반목하고 싸우게 됐다"는 게 김 의장의 진단이다.
 
김 의장이 지난달 열린 군공항 반대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모습. 화성시의회 제공김 의장이 지난달 열린 군공항 반대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모습. 화성시의회 제공
그는 화성으로의 군공항 이전을 위한 입법 활동 재개에 관해서도 거듭 '전면전'을 시사했다.
 
"김진표 국회 의장이 막강한 힘으로 또 특별법을 들고 나와 이전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국회 상임위원회에 읍소하고, 국회 의장보다 힘이 센 군중의 목소리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김진표 의장이 대표발의한 수원 군공항 이전과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에는 이전부지를 '화성시 일원'으로 명시하고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된다'는 조항이 담겼다. 화성 내에서 군공항 이전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해석돼, 재차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시의회 내 특별위원회를 주축으로 "내년에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집념으로 군공항 저지를 위해 시민단체들과 함께 벼르고 있다"며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
 

100만 화성에 군공항 불가, 특례시의회 역량 강화 노력

 
인터뷰에서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김 의장. 박철웅 피디인터뷰에서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김 의장. 박철웅 피디
그가 지역으로의 군공항 이전을 거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인구 100만 화성특례시'다.
 
김 의장은 "동탄신도시는 물론, 군공항 이전지로 일방 지목된 서부권 대단지 개발까지 병행되면서 이달 100만 대도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무수한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매력적인 화성시를 어떤 방향의 자족도시로 발전시킬지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세워야 하는 시점에 '난데없이 군공항이 웬 말이냐'는 취지다.
 
그러면서 그는 "소모적인 분쟁을 낳는 군공항 논란에만 발목 잡혀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향후 특례시의회가 되면 어떻게 제대로 된 역할을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자각했다.
 
김 의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박철웅 피디김 의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박철웅 피디
이와 관련해 먼저 시의회가 심사하게 될 '예산 규모의 확대'를 언급했다. 특례시로 승격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세수 권한 비율이 기존 8:2에서 7:3으로 바뀐다는 내용으로 "빗발치는 교육사업, 학교·복지시설 민원에 대해 적재적소에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의회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자못 굳은 각오를 다졌다.
 
의원 수가 늘고 의회 사무국에 실무 과장 체제가 도입되는 점을 감안해 △사무국 기능별 조직 체계화(개편) △사무직원들의 전문위원급 역량 강화 △분야별 의원 연구단체·스터디 운영 활성화 지원 △입법·조례 관련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 의장이 지난달 열린 총궐기대회에서 화성으로의 수원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화성시의회 제공김 의장이 지난달 열린 총궐기대회에서 화성으로의 수원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화성시의회 제공
특례시 승격에 따른 선결 과제로는 '구청' 신설을 꼽았다. 김 의장은 "권역별 인구가 크게 늘면서 지역별 발전 방안에 관한 민원들이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분화된 민원을 '핀셋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구청 체제 도입을 위해 시의회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힘을 보탰다.
 

"진정성 있는 '경청'은 정치인의 기본 덕목"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에 맞서 '선봉장'을 자처해 온 김 의장. "밀어붙이기는 상대방을 자극하고 일을 그르치는 지름길"이라며 넌지시 자신의 정치철학을 드러냈다.
 
핵심은 '리스닝(listening)'이다.
 
김 의장은 "구성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해야 올바른 정치가 이뤄진다는 것을 의정 활동을 하면서 절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잘 듣는 게 좋은 정치의 시작'이라는 얘기다.
 
김 의장이 민심과 민의를 강조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화성시의회 제공김 의장이 민심과 민의를 강조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화성시의회 제공
특히 "시민들은 정치를 높게 보지만, 정치하는 사람은 낮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중 속의 한 존재이자 지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권력자로서 겸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참된' 정치인의 길을 걷기 위해 그동안의 발자취부터 돌아보겠다며 인터뷰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신제가의 마음으로 나부터 잘 살펴야 '롱런'하는 공감의 정치인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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