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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최상목의 뭉개기가 걱정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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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진취재단국회사진취재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뚜렷한 이유없이 마은혁 헌재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선별적으로 임명해서 국헌을 문란케한 것도 모자라 이를 바로잡도록 한 헌재의 결정을 사과 한마디 없이 닷새째 뭉개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닌 헌법을 뭉개는 것이라 걱정이다. 이러한 행태들이 용인될 때 헌법기관 침탈이나 탄핵불복 등 헌정질서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권한대행은 4일 국무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논의했지만 "여러 가지 숙고해야 할 점이 많다는데 다수가 동의했다"는 이유를 들어 결론을 유보했다. 그러나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마 후보자 임명은 어떠한 고려도 불필요한 의무사항이란 점이 명확해졌다. 최 대행은 국무회의에서 "나라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통합의 힘이 절실하다"고 했는데 국정의 최고 지도자가 헌법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통합의 힘'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다.
 
앞서 최 대행측은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마 윤석열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과 여당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의식했을 것이다. 한덕수 총리의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진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치적 부담을 떠넘기려 했을 거라는 추측도 나온다.
 
정무적 판단이 필요없는 이유는 자명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최 대행이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헌법재판관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정했다.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부작위'로 인해 헌법에 부여된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위헌 상황을 즉시 해소하는 게 헌재 결정 취지에 부합함에도 최 대행이 닷새가 지나도록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위헌심판 이전의 비정상을 되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은혁 재판관 합류 이후 탄핵심판 절차가 변경될 지, 일정이 늦어질 지 여부는 전적으로 헌재의 몫이지, 최 대행이나 여야 정치권이 미리 걱정할 일도 아니다.
 

헌법 엄중함 무시하다 '탄핵 불복' 빌미될까 우려

최 대행의 행태가 걱정되는 것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폭력과 탄핵심판 불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지도자가, 그것도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의 엄중함을 외면한 채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극단주의 세력의 헌정질서 교란행위를 부추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미 아스팔트 보수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헌법재판소 해체를 선동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여당 의원은 "공수처, 중앙선관위, 헌재가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부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내란주모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헌재재판관 3명을 거명하며 '즉각 처단하자'는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헌법은 국가의 운영과 국민의 기본권을 규정하는 최상위 법이고, 헌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는 헌법재판소다. 헌법질서에 구멍이 생기면 둑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다. 따라서 최 대행이 정무적 판단으로 우물쭈물한다면 둑을 터트리는데 일조하는 셈이다. 탄핵 불복에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면 역사에도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최상목 대행은 헌재의 결정을 즉각 이행하는 것이야 말로 국정 혼란을 수습하고 헌정질서를 조기에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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