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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당시 주미대사 한덕수 일화 "와달라 간곡 요청했지만…"[오목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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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뜨거운 소식을, 오목교 기자들이 오목조목 짚어 봅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한덕수 대행과 겪은 일화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공개했습니다. 박 의원은 당시 주미대사로 재직 중이던 한 대행에게 서울에서 열리는 국민장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박 의원과 한 대행이 마주쳤을 당시에는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무현 사료관 제공노무현 사료관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겪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를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25일부터 2008년 2월 24일까지 제16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퇴임 후 약 1년이 지난 2009년 5월 23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박 의원은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초빙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나는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로 인해 2009년 5월 워싱턴에서 서울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가?"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한 대행의 이름을 꺼냈다. 박 의원은 "봉하마을에서 머물며 반기문 UN 사무총장, 한덕수 주미대사 등에게 공동장례위원장에 이름을 올리고 서울시청 앞에서 열릴 국장에 와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지만, 둘 다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07년 4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2007년 4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전 대통령과 한 대행의 인연은 깊었다. 노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에서 '한중 마늘 파문'으로 문책성 경질을 당했던 한 대행에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등 중책을 맡겼다. 또 한 대행은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도 일했다.

한 대행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장관급' 예우를 받는 주미대사로 임명받아 미국으로 파견됐다. 2009년 3월 9일부터 2012년 2월 17일까지 직을 맡았다.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끝난 뒤 미국에서 한 대행을 마주쳤던 일을 기억했다. 그는 "6월에 다시 브루킹스로 돌아갔다. 스트로브 탈봇 회장 부인이 사망한 지 한 달 조금 더 지난 때 추모 모임이 있었다"며 "그 자리에 이명박에 의해 임명된 한덕수 대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를 위로하는 말은 아예 생각도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당신이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는 시선을 보냈다. 외면하며 계단을 돌아 내려가던 그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가장 큰 은혜를 입은 자들이 가장 크게 배신한다"며 "꽃길만 걷던 기회주의자들, 무슨 의리니 인간의 도리니 그런 건 개나 줘버려라 하는 것들"이라고 분개했다.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주미대사였던 한 대행은 워싱턴 DC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 1층에 분향소를 설치해 교민과 외국인들의 조문을 받았다.

당시 한 대행은 "대단히 애통하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어려운 사람들과 사회적 음지에 대한 개선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하나의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노력하셨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힐러리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을 대신해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과 한국 국민에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위로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노 전 대통령의 헌신은 미국과 한국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다. 그의 삶과 리더십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이 계속 이어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클린턴 장관을 배웅하며 "한국 대사관을 방문해 조의를 표한 데 한국 국민이 매우 감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복궁 영결식을 마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시청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경복궁 영결식을 마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시청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노 전 대통령 영결식은 서거 후 일주일이 지난 2009년 5월 29일 오전 11시 서울 경복궁에서 엄수됐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등 각계 인사 3천여 명이 참석했다.

한 대행과 반기문 당시 UN 사무총장은 장의위원회 고문 명단에 이름을 올렸었다. 다만 한 대행은 워싱턴에서, 반 당시 UN 사무총장은 뉴욕에서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윤석열 정부 국무총리로 부임한 이후에는 매년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열리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한 대행은 2022년 13주기 추도식 당시 "(윤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손해 볼 수 있는 일인데도 갈등, 분열의 극복과 대화와 통합, 상생의 철학을 가졌던 분(으로 평가했다)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2023년 14주기 추도식에서는 연설대에 올라 "대통령님께서 그토록 꿈꾸시던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향한 발걸음이 (지금)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때 다른 참석자들의 야유와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 대행은 작년 15기 추도식에서도 현장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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