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제5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발끈했다.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도부를 포함한 당 내 의원 상당수는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5일 입장문을 통해 "(당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 후보에 대한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당무우선권 침해가 지속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잘못된 사실에 기반해 대통령 후보의 진심을 왜곡하고 공격하는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국민의힘 당헌 제74조에 따라 당무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수차례 사무총장 임명을 요청했음에도 당 지도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직후,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사무총장을 지금 바꾸는 게 좋지 않다는 뜻을 전하면서 장 의원 역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양수 현 사무총장이 유임됐다.
김 후보는 한덕수 후보 뿐 아니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낙연 새로운 미래 상임고문까지 포함해 단일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11일 이전에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 및 일부 의원들과 입장 차를 드러낸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중앙선대위에 단일화 추진 기구 설치를 지시했다"며 "단일화는 추진 기구를 통해 계획대로 진행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을 중앙선대위가 신속히 받아들인다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며 당 지도부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당무우선권이라고 표현돼 있지만, 기존 최고위 의결 절차나 당규에 명시된 민주적 절차는 당규에 따라 유지된다"며 "어느 법을 준용하더라도 후보자의 전권을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무총장은 "과거 전례에서도 후보가 결정하면 당 지도부가 존중해 당규상 절차대로 따라 준 것이지, 후보의 말과 뜻이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경우는 없었다"며 "김문수 후보 측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후보 캠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사무총장에 내정됐던 장동혁 의원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의총 개최를 요구했다고 한다. 아울러 4선 의원 7명은 이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 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당 내부에서 신속한 단일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어 이날 의총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