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열흘 만에 해외 정상과 다섯 번째 통화를 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출국을 앞두며숨가쁜 외교일정을 보내고 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우선하되 원전 수출국, 무역 흑자국, 공급망 파트너와의 우선 소통으로 경제적인 실리도 챙기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일본·중국 순으로 정상 통화를 시작했다. 동맹인 미국과 가장 먼저 통화한 후 다음 순서로 전화를 할 나라에 관심이 쏠렸는데, 이 대통령은 중국보다 일본과 먼저 통화했다. 일각의 친중 우려를 불식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이후 이뤄진 통화는 경제를 우선하는 실리 기조가 반영됐다. 네 번째 통화는 지난 11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이뤄졌다. 한수원은 최근 체코에 26조원에 달하는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양 정상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을 양국간 협력을 더욱 확대시키는 시금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전을 넘어 첨단 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의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 12일 베트남과의 다섯 번째 통화에서도 방점은 경제에 찍혔다.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은 우리나라 3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무역 흑자를 안긴 국가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베트남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고 끄엉 주석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은 8천여 개에 달한다.
같은 날 호주 앤소니 엔바니지 통화에서는 공급망 관련 협력에 대한 당부가 이어졌다. 호주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천연자원 핵심 공급국으로, 우리는 광물개발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협업하고 있다. 두 정상은 "국방과 방산, 청정에너지와 핵심 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관련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G7정상회의에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견제 경향이 뚜렷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여부를 고심했지만, 미국 등 자유진영 국가들과 만날 수 있는 무대를 피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모습이다.
나토 정상회의 참가국 대부분이 한국의 방산 수출 잠재력이 높은 국가인 만큼 원전 및 방산 세일즈 외교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실용외교 측면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