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첫날인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환율 현황판. 연합뉴스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됐다.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1월 1일과 주말을 제외하고 언제나 원·달러 거래가 가능해졌다.
실제 원화가 아닌 파생상품 거래인 역외 NDF(차액결제선물환) 시장의 원화 거래를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을 높여 환율 안정화 기반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 선물환 거래 중 NDF 비중은 약 80%로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실시간 외환거래 시스템 구축은 향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비한 원화 거래 구조의 국제화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개혁의 핵심이기도 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은 원화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종전 외환시장은 오전 2시부터 9시까지 거래 중단 시간 동안 글로벌 변수를 반영하지 못해 개장과 함께 환율이 크게 출렁이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24시간 거래 체제를 통해 해외 충격을 국내 시장에서 실시간으로 흡수함으로써 시차로 인해 과도하게 나타나는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 또 외국인 투자자는 자국의 영업시간동안 원화를 거래할 수 있고, 국내 수출입기업도 해외 시장의 변수에 맞춰 즉각 환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제도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 새벽 거래가 시작된 7일 오전 2~6시 원·달러 환율은 1527.6~1531.0원을 움직이며 3.4원의 변동 폭을 보였다. 거래량은 4100만 달러로 NDF 일평균 거래량의 0.23%, 국내 역내 은행 간 현물환 거래량의 0.09%에 불과했다. 큰 변수가 없어서 변동이 제한됐지만 거래량이 적으면 충격에도 취약할 수 있다. 24시간 거래가 환율 안정에 역할을 하려면 해외 투자기관의 참여와 유동성 유입이 뒷받침돼야만 한다.
원·달러 환율은 7일 국내 증시 급락에도 1510원대로 떨어지며 안정된 모습이었다. 코스피는 외국인들이 13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장중 한때 8% 넘게 추락하기도 했지만 환율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엔화 강세에 동조 현상을 보인데다 수출업체들도 달러 매도를 늘린 영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부 요인이 잠잠해지면 경제 펀더멘털이나 건전성을 감안했을 때 (환율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환율에) 아주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은 거래량과 유동성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며 24시간 거래 체제를 안착시킬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해외 금융기관이 역외에서도 원화를 이체·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