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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장 인선 개시…시험대 오른 '다양성·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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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후보추천위 구성…국민 천거 등 본격 인선 돌입
위촉위원도 모두 법조계…"다양한 시각 반영 아쉬워"
행안부 장관, 후보 제시·제청에 인사권까지…수사 독립성 관건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가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을 임명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를 공개했다. 초대 청장 인선이 새롭게 출범하는 중수청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인선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중대범죄수사청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6일까지 국민 천거를 받는다고 밝혔다.

당연직 위원으로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김민재 행안부 차관,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최봉경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6명이 참여한다.

위촉직 위원 3명에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주원 교수와 법무법인 중부로 김효붕 대표변호사,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홍종희 감사가 이름을 올렸다. 위원장은 이주원 교수가 맡는다.

국민 누구나 중수청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지만 후보 자격에는 제한이 있다. 수사 또는 법률 관련 업무에 15년 이상 종사·재직했거나 대학·공인 연구기관에서 법학 분야 조교수 이상으로 15년 이상 재직하고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국민 천거가 끝나면 행안부 장관이 접수된 인사를 포함한 제청 대상 명단을 후보추천위에 제시한다. 후보추천위가 적격 후보 3명 이상을 추천하면 행안부 장관이 이 가운데 1명을 최종 후보자로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천위원 9명 모두 법조·공직 출신…다양성 아쉽다는 지적

후보추천위 구성을 놓고는 다양한 외부 시각을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천위는 공무원과 법조계 인사 등 당연직 6명과 위촉직 3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번에 위촉된 3명 역시 모두 법조계 인사다.

중수청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는 점에서는 법률 전문가 중심의 구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검찰 개혁 과정에서 중대범죄 수사에 대한 외부 감시 필요성이 강조돼 온 데다, 중수청이 민생과 직결된 범죄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까지 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민사회나 비법조계의 참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유승익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시민사회, 비법조계와 같은 다양한 시선이 반영될 수 있도록 후보추천위원회 인선에 배려됐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범죄수사청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및 제청 대상자 천거 공고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범죄수사청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및 제청 대상자 천거 공고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장 제청부터 인사평가까지…행안부 장관 권한 '막강'

보다 근본적인 쟁점은 중수청이 행정부로부터 얼마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특히 초대 청장 인선부터 행안부 장관의 영향력이 상당한 구조여서 실제 운영 과정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어떻게 보장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장 후보군을 추천위에 제시하고 최종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개별 사건은 중수청장이 지휘하지만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을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다. 검찰청법상 법무부 장관과 검찰의 지휘체계를 상당 부분 옮겨온 구조다.

인사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정부는 검찰 출신 수사관을 4급 이상으로 채용할 계획인데, 행안부 장관은 5급 이상 수사관의 근무성적 평정권자다. 행안부 산하 인사위원회와 적격심사위원회 역시 위원 과반수가 행정부의 영향권에 놓일 수 있는 구조다.

결국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의 지휘·감독뿐 아니라 인사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에 이어 중수청까지 행안부 산하에 놓이면서 수사 권력이 한 부처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국민 천거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에 "시행령에 선정 절차가 정해져 있어 장관이 추가로 후보자를 제시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절차가 불필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 천거도 '비공개' 원칙…외부 압력 차단

국민 천거가 특정 후보를 둘러싼 여론몰이나 인기 경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후보 추천은 팩스나 온라인이 아닌 비공개 서면으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추천 운동 등으로 논란이 발생할 경우 후보추천위 심의를 거쳐 추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행안부 김성기 인사기획관은 "SNS 등으로 천거를 공개하면 후보추천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런 후보를 제외할지 여부도 후보추천위에서 심사 후 의결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며 "비공개 서면 추천을 위반하면 위반의 형태나 영향을 위원들이 판단해 검토 후 제외하는데, 세부 기준은 더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법에 규정된 제도 자체뿐 아니라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정부가 영향력 행사를 얼마나 자제하느냐가 중수청의 독립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초대 청장 인선은 이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영규 형사법제연구본부장은 "제정된 중수법상 중수청장을 임명할 때부터 행안부 등 정부의 영향력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앞으로 실무상으로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장에 대한 지휘·감독을 최대한 자제해 직무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해야 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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