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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단장? 커피 내려주는 아저씨란다" AG 이상현 선수단장의 '원팀 코리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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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코리아의 정신으로!' 이상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주)태인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원팀 코리아의 정신으로!' 이상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주)태인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오는 9월 19일 개막하는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축제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제20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은 41개 종목에 1000명이 넘는 선수아 지도자, 지원 스태프가 참가한다.

매머드급 대규모 인원을 총괄하는 수장이 이상현 아시안게임 선수단장(49)이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부단장에 이어 올해 마침내 단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 대한하키협회 회장에 이어 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등 경기 종목 단체장을 맡은 경험까지 더해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40~45개. 세계 정상을 다투는 스포츠 강국인 중국과 개최국 일본을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단장은 1일 서울 강남구 (주)태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전체적인 목표가 있지만 '원팀 코리아'로 선수단이 하나가 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선을 다해서 태극 마크의 무게를 품고 품격 있는 국가대표의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기운이 연쇄적으로 발현되고 신예들이 메달을 따면 예상보다 좋은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수와 지도자, 의무 트레이너, 전력 분석관, 장비 지원팀, 행정 인력까지 전체 인원은 1000명이 넘는다. 그러나 이 단장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 지원 인력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보겠다는 자세다.

이를 위해 이 단장은 지난주에만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3번이나 다녀왔다. 지난달 초에는 바리스타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사실 너무 다양한 종목에 많은 선수들이 있어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최대한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고 싶어 커피차를 운영해 직접 바리스타로 나서 음료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상현 단장이 지난달 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양궁 국가대표 이윤지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모습. 이상현 단장 이상현 단장이 지난달 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양궁 국가대표 이윤지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모습. 이상현 단장 

이상현 선수단장이 지난달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커피차를 운영하면서 여서정(왼쪽) 등 체조 선수들과 기념 촬영한 모습. 이상현 단장 이상현 선수단장이 지난달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커피차를 운영하면서 여서정(왼쪽) 등 체조 선수들과 기념 촬영한 모습. 이상현 단장 
특히 이 단장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국가대표 지도자 출정식'을 개최, 선수들을 지도하고 보살피는 감독, 코치, 트레이너까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당시 이 단장을 수행한 사이클연맹 관계자는 "삼겹살 만찬에서 2명이 100명이 넘는 지도자들을 만나 정말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 얘기를 듣고 교감했다"고 귀띔했다.

이 단장은 또 사이클 벨로드롬 트랙 종목은 물론 MTB, BMX 종목, 우슈(무술) 등 훈련장을 찾아 의견을 듣고 훈련도 체험했다. 이런 강행군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 업무까지 최근 이 단장은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의 연속이다. 이 단장은 "일과 시간에는 선수단장 일정을 소화하고, 회사 업무는 야근으로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운동 선수들도 버거워 할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누구보다 그동안 소외됐던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아시안게임은 우리나라에서 파견하는 국제 대회 중 최대 규모로 소외됐던 비인기 종목이 많이 출전한다"면서 "체육계가 총출동해 하나가 되는 잔치에서 모든 종목이 소외되지 않고 관심을 받는다는 걸 인식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앞서 대한하키협회장을 맡았고, 이번에는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에 올랐다. 올림픽 종목이라고 하지만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이기도 하다. 여기에 올해로 37회째를 맡는 태인체육장학금은 프로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아마추어 종목 고교 유망주들이 대상이다. 파리올림픽 금메달 중 임시현, 김우진, 김제덕(이상 양궁)과 오예진(사격), 은메달을 따낸 박혜정(역도) 등이 태인 장학생 출신이다.

이상현 단장이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한 모습. 이상현 단장 이상현 단장이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한 모습. 이상현 단장 

이처럼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 단장 선대부터 내려온 유지다. 이 단장의 외조부는 고(故) 구태회 전 대한역도연맹 회장이며, 아버지는 이인정 전 대한산악연맹 회장으로 역시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을 해왔다. 이 단장이 한국 체육 최초로 3대째 종목 단체장으로 유지를 잇고 있는 셈이다.

이 단장은 "스포츠를 통한 선대의 레거시도 있고, 태인장학금 등 회사 전통도 있지만 스포츠를 통한 사회 공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영학(한양대)을 전공한 이 단장은 대학원(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선택해 석사 학위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다.

태인장학금의 정신도 여기에 있다. 이 단장은 "성과도 중요하지만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대한 가치 설정과 철학이 중요하다"면서 "장학금 수여식에서 항상 운동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바른 인성을 갖추고 후배들과 주위를 살피는 체육인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준다"고 전했다. 이어 "아울러 국가대표로서 품격은 기본"이라면서 "필승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품격도 잃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 20대 선수들에게 어떻게 보면 기업인 출신의 이른바 '꼰대' 단장으로도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이 단장 역시 광의의 체육인으로 불릴 만하다. 예전 럭키 금성(현 LG) 가문인 이 단장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접했고,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 이 단장은 "온가족이 야구, 축구장에 간 적이 있고, 집안에는 언제나 산악인들로 북적거렸다"고 돌아봤다.

특히 중학교 시절 테니스 강남구 대표로 대회에 나선 실력자이기도 하다. 이 단장은 "초등학교 때 배워 중학교 때는 클럽에서도 활동했다"면서 "생활 체육에 대한 즐거움도 알고 엘리트 운동하는 분들이 피나는 노력을 하는구나, 어려운 길이구나 하는 걸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에는 초등학교 4학년 셋째 아들과 농구를 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상현 단장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국가대표의 품격과 선수단 단합 등 '원팀 코리아' 정신을 강조한다. 원팀 코리아 문구가 새겨진 대한체육회 제작 종이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황진환 기자 이상현 단장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국가대표의 품격과 선수단 단합 등 '원팀 코리아' 정신을 강조한다. 원팀 코리아 문구가 새겨진 대한체육회 제작 종이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황진환 기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단장은 어린 선수들과 격차를 좁히려 한다. 이 단장은 "선수들이 외롭고 생소한 곳에서 빨리 적응해 대회에 임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선수단 구성원 사이에서도 인사하기 뻘쭘한 긴장감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내가 기술적인 부문에 대한 지도는 어렵지만 그런 부분을 풀어주고 싶다"면서 "선수 1명이라도 더 만나려는 이유가 대회에서 마주쳤을 때 '저 단장 아저씨 몇 번 봤어' 하며 인사하면 '같이 생활하는 공간이구나' 그렇게 마음이 편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른바 선수들에게 '아저씨 리더십'으로 다가가겠다는 이 단장이다.

단장의 대외적인 역할도 다하겠다는 의지 역시 강하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도 출전하기 때문에 남북한 선수단이 대결과 만남을 피할 수 없다. 이 단장은 "최근 북한 내고향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경기도 수원에 왔을 때 비를 쫄딱 맞으며 현장에서 경기를 봤다"면서 "현재 남북한 정국이 경색돼 있지만 스포츠에서는 만날 수밖에 없고, 그 자체로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짚었다.

이 단장은 "일본에서 대회를 하면 북한도 '적지에서 값진 메달을 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면서 "남북 선수단이 대회에서 만나 스포츠맨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체가 의미가 있고, 향후 남북 관계를 푸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 단장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체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3번이나 북한 평양을 방문했는데 이런 공로로 국무총리와 통일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자칭 북한 우표 수집 전문가"라고도 귀띔했다.

이상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주)태인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회 운영 각오를 밝히는모습. 황진환 기자이상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주)태인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회 운영 각오를 밝히는모습. 황진환 기자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민감한 한일 관계에 따른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단장은 한일 문제와 관련해 일찌감치 움직임에 나섰다. 국립합창단 이사장도 맡고 있는 이 단장은 "한강 작가의 동화 '눈물상자'를 공연극으로 만든 초연에 초청한 외교관 분들 중에 주한 일본 대사도 있었다"면서 "다음주 이번에는 선수단장 자격으로 주한 일본 대사를 예방해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예민한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응원 등 극우 성향 사건이 경기장에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단장은 "선수단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고 정치적 이슈가 배제됐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할 예정"이라면서 "스포츠 정신으로 한일 양국이 우호를 증진시키자는 뜻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지켜볼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단장은 "한국 선수단에 가장 큰 무기는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이기 때문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국제 대회가 제한된 채널에서 방송이 됐지만 이번 대회는 5개 방송사를 통해 다양한 종목을 취향에 맞게 골라보는 대회"라면서 "새로운 종목에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스포츠의 묘미를 보고 즐기시고, 생활 체육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상현 선수단장과 우슈 국가대표 선수단이 함께 한 모습. 협회 이상현 선수단장과 우슈 국가대표 선수단이 함께 한 모습. 협회 

특히 그동안 선입견에 묻혀 있던 종목들을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는 당부다. 이 단장은 "탁구과 축구를 결합한 테크볼 등 종목의 벽이 무너진 스포츠 융합의 흐름이 있다"면서 "e스포츠가 전통적 스포츠의 정의를 깨고 아시안게임에 새롭게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철권이라는 종목이 신설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사회에서 편견 속에 해석이 됐던 영역에서 이 시대의 주인공으로 재탄생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신생 종목 선수들의 선전이 스포츠를 넘어 우리 사회에 주는 큰 울림과 메시지를 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 단장은 "단장이 너무 열심히 대회와 선수단을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나 선수단장도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 역할인데 전투력 있는 단장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하는데 단장도 열정적으로 미리미리 다양한 차원에서 선수단 소통에 기여하는 등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서고, 지도자와 지원, 행정 인력까지 전체를 아우르려 하는 이상을 실현하려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선수단장. 과연 이상현 단장의 이상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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