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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밀린 마륵동 탄약고 이전…시의회 "주민 희생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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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위, 반도체 클러스터·탄약고 이전 병행 추진 촉구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도로 개설도 차질…준공기한 2027년→2030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전경. 조시영 기자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전경. 조시영 기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광주 마륵동 탄약고 이전이 다시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가 정부와 국방부에 반도체 클러스터와 탄약고 이전을 함께 추진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도로교통위원회는 7일 성명을 내고 "50년 넘게 재산권 제약과 생활 불편을 감내한 주민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조속한 탄약고 이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구 마륵동 탄약고는 1975년부터 일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민들이 건축과 개발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탄약고 이전은 주민 요구에 따라 2005년 국방부 승인을 받아 추진됐다. 2023년까지 총사업비 3262억원 가운데 2681억원이 투입됐지만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와 맞물리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올해 관련 예산까지 확보되면서 사업 재개가 추진됐지만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광주 군공항 일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결정되면서 기존 탄약고 이전 예정지가 우선 개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마륵동 탄약고를 군공항 내부로 먼저 옮긴 뒤 군공항 전체가 이전하면 다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됐다. 하지만 탄약고 이전 예정지에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기존 계획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군공항 일원 826만㎡ 가운데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을 포함한 208만㎡를 우선 개발해 2027년 상반기 부지 조성에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군 기능 임시 이전은 2028년 중순까지, 초기 전력과 용수 공급체계 구축은 2028년 말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탄약고 이전 지연은 주변 도로 개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로 일부가 탄약고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포함돼 공사가 어려운 가운데 보호구역 해제 시점까지 불투명해졌다. 통합특별시는 해당 도로의 준공기한을 기존 2027년에서 2030년으로 연장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도로교통위원회는 정부와 국방부, 통합특별시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별개로 탄약고 이전을 추진할 구체적인 대안과 일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전 전이라도 주민 재산권 침해를 줄이기 위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조정·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탄약고 이전과 보호구역 해제, 주변 도로망 확충을 연계한 주민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수훈 도로교통위원장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남광주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국가전략사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50년 넘게 국가안보를 위해 재산권 제약과 생활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클러스터와 탄약고 이전은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와 국방부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전대책과 명확한 일정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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