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 3분기까지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366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처음 300명대로 줄었다.
고용노동부가 20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366명(342건)이다.
전년 동기 457명(440건)보다 91명(19.9%), 98건(22.3%) 줄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산재 사망자는 올해 1분기 113명, 상반기 253명에 이어 3분기 누적까지 세 차례 연속 같은 기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1분기 24명, 상반기 34명에서 3분기 누적 91명으로 개선됐다.
3분기 누적 사고사망자는 2022년 510명, 2023년 459명, 2024년 443명, 지난해 457명이었다. 올해 감소폭과 감소율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다.
감소세는 사업장 규모를 가리지 않았다. 1분기에는 50인(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 사망자가 전년과 같았고 상반기에는 4명(3.6%)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3분기 누적으로는 모든 규모에서 감소했다.
50인(50억 원)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223명(218건)으로 52명(18.9%) 줄었다. 50인(50억 원) 이상은 143명(124건)으로 39명(21.4%) 감소했다.
50인 미만 가운데 5인(5억 원) 미만 사업장은 103명으로 34명(24.8%), 5~50인(5억~50억 원) 미만은 120명으로 18명(13.0%) 줄었다.
업종별로도 건설업 사망자가 150명(148건)으로 60명(28.6%) 감소했다. 감소율은 상반기 23.9%에서 더 커졌다.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현장은 42명으로 30명(41.7%), 50억 원 미만은 108명으로 30명(21.7%) 줄었다.
건설 불황에 사망자 줄었다? "정책적 효과"
이렇게 건설 산재가 감소할 경우 단골로 등장하는 지적이 건설 경기 위축으로 현장이 줄어 사망자도 줄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어떤 산업의 불황이 사고사망자 숫자를 줄인다는 건 일관되지 않는다"며 "기성액 기준으로 건설 경기가 좋았던 2022년에는 사망자가 줄었고, 기성액이 감소한 지난해에는 오히려 사망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오히려 "올해 건설업 종사자 수 감소폭에 비해 건설현장 수는 늘었다"며 "최소한 건설업 산재가 줄어든 추세는 경기 변동을 넘어서는 정책적 효과가 있지 않았나 자평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주노동자와 중고령 노동자의 건설업 종사 비율이 늘었는데도 사망자는 줄었다"고 덧붙였다.
기타업종 또한 84명(81건)으로 44명(34.4%) 감소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29명으로 26명(47.3%), 5인 미만은 17명으로 25명(59.5%) 줄었다. 임업 사망자는 지난해 9명에서 올해 3명으로 감소했다.
사고 유형별로 전체 33.9%를 차지해 가장 많은 떨어짐 사망자도 124명으로 75명(37.7%)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밖에 △물체에 맞음 35명(21명, 37.5% 감소) △부딪힘 39명(6명, 13.3% 감소) △질식·중독 10명(6명, 37.5% 감소)도 줄었다.
하지만 △깔림·뒤집힘 41명(11명, 36.7% 증가) △화재·폭발 38명(12명, 46.2% 증가) △끼임 40명(3명, 8.1% 증가)은 늘어는 부분도 있었다.
류 본부장은 "지게차나 중량물 관련 깔림·뒤집힘, 컨베이어·포장설비 끼임 재해가 늘어난 건 사실"이라며 "소규모 사업장은 장비를 빌려 쓰는 경우가 많아 영향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떨어짐 감소 배경으로는 1천 명 규모의 '안전한 일터 지킴이' 운영과 함께 태양광 설비·축사 등에 대해 지방정부·관계부처와 협업해 현장 정보를 확보한 점을 꼽았다. 노동부 이경제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은 "건설업뿐 아니라 제조업, 기타업종 등 모든 업종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40% 가깝게 떨어짐 사고가 줄었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증가…증가폭은 줄어
전체적으로 긍정 지표가 눈에 띄었지만, 아슬아슬한 곳도 있었다. 제조업 사망자가 132명(113건)으로 13명(10.9%) 늘어난 대목이다.
증가는 50인 이상 제조업 사업장에 몰렸다. 72명으로 17명(30.9%) 늘었다. 3월 대전 안전공업 화재(14명),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5명), 8월 동물성유지 제조공장 화재(3명) 등 대형 화재·폭발 사고 영향이다. 제조업 5인 미만 사업장 사망자도 4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다만, 증가폭이 상반기 25명에서 13명으로 줄었고, 사망사고 건수도 2건(1.7%) 감소해 올해 들어 처음 전년 대비 감소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경기 75명 △경북 39명 △경남 35명 △충남 30명 △서울 28명 △전남 27명 △대전 24명 △인천 21명 순이었다.
경기(18명), 경북·서울·부산(각 13명), 전북(11명), 대구(10명) 등은 줄었다. 반면 대전은 지난해 5명에서 24명으로 19명 늘었다.
외국인 사망자는 48명으로 전체의 13.1%였다. 지난해보다 12명(20.0%) 줄었다. 건설업(17명)과 기타업종(7명)은 각각 10명, 8명 감소했지만, 제조업은 24명으로 6명(33.3%) 늘었다. 제조업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15.1%에서 18.2%로 높아졌다.
류 본부장은 "경제활동 종사 비율에 비해 이주노동자의 사고사망 비율은 2배 이상 높다"며 기초안전보건교육 확대와 모국어 소통이 가능한 안전리더 제도 활용 등을 과제로 들었다.
"일시적 아닌 불가역적 변화로"
노동부는 이번 결과를 두고 정부의 산업재해 근절 의지가 현장 노사의 안전 의식에 일정 부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했다.
류 본부장은 "가장 중요하게는 일선 감독관들이 사후적 감독이 아니라 예방적 활동을 열심히 해준 덕"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동일 유형 사망사고가 반복된 기업에 대한 감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HD현대중공업 특별감독, 현대건설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실시했다.
오는 11월에는 화재·폭발 위험요인 집중점검에 나선다. 행정안전부를 주무부처로 소방청·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범부처로 점검한다.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업종 확대도 추진하고, 2027년 정부안에 중소규모 사업장 화재·폭발 안전시설·장비 지원 예산 401억원을 편성했다.
류 본부장은 "91명의 사고사망자를 줄인 흐름을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불가역적인 변화로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고령자, 외국인, 노무제공자 등 산재 위험이 높은 영역에서 안전 격차를 해소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사고를 집계한 것으로, 사업주 책임과 관계없이 업무상 사망을 보상 대상으로 집계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 승인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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