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관저 앞 탄핵기각 목소리.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지지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속속 모여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광훈씨가 이끄는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은 관저 앞 볼보빌딩과 국제루터교회 앞 도로에 의자를 깔고 집회 준비에 나섰다. 편도 3개 차로 중 약 50m 구간에 의자가 설치됐으며,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60명이 이른 시각부터 모였다.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옳았다",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내란 선동 민주당 해산"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길게 이어 붙여서 들고 있었고, "탄핵 반대", "부정선거 사형", "Again 4.19"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도 내걸었다. 일부는 향남타워 앞 벤치에 누워 쪽잠을 자기도 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늦게 헌법재판소(헌재)와 가까운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갔고, 이날 이른 새벽부터 본격적으로 한남동 일대로 왔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전 6시 30분쯤에는 북, 징, 꽹과리를 울리며 루터교회 앞 도로에서 인도로 넘어와 무대 앞 도로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한 번 분위기 내봅시다"라고 외친 뒤 "윤석열 파이팅", "윤석열이 옳았다", "대한민국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 현장을 돌았다. 의자에 앉아 있던 지지자들은 "탄핵 기각"을 외치며 깃발을 흔들고 손뼉을 치는 등 호응했다.
현장에는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유튜버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대국본 측 집회 참여 신고 인원은 약 1만 3천 명이다. 헌재의 결정을 앞두고 대통령 지지·규탄 양측이 현장에 속속 모여들며, 한남동 일대의 긴장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 기동대 30여 개 부대, 2천여 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관저 인근에는 경찰 차벽과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주요 통행로에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관광버스까지 동원돼 차벽을 이뤘다.
볼보빌딩 주차장 입구에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했으며, 인근에는 태극기와 돗자리, 간이 의자 등 집회 물품이 쌓였다. 경찰은 볼보빌딩 앞 인도도 헌재 앞처럼 '진공상태'로 만들 예정이라며 머물러 있지 말 것을 안내했다.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 인근 보도에도 안전 펜스가 세워졌으며, 육교 승강기는 오전 10시부터 운행이 중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