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제5차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한동훈 후보가 승복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후보 지위를 회복한 김문수 후보를 향해 '한덕수 단일화'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11일 촉구했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 또한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제가 '친윤(親윤석열계) 쿠데타'를 막는 데 앞장섰던 것은 김 후보의 계엄에 대한 생각 등 정치적 견해나 경선과정에서 단일화를 매개로 친윤 세력과 협업했던 과오에 동의했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힘, 그리고 우리 당원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며 "이제
우리 국민의힘이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과 해볼 만한 싸움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에 대한 김 후보님의 결단을 촉구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당의 대선 후보를 김 후보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고 시도한 당 지도부의 방침을 두고 "당내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적극 비판했다. 다만, '계엄은 잘못'이라면서도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김 후보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해왔다.
한 전 대표는 먼저, "(김 후보가) 계엄과 탄핵반대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하고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김 후보께서 계엄과 탄핵에 대해 한 과거 말씀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속만으로는 국민들께서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옹호와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우리 당과 선거의 보직에 기용하지 않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단호한 절연'도 주문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지 않으면 선거 내내 이재명의 공격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옹호해 주다가 선거가 끝나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계속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후보를 중심으로 당 안팎의 단결을 촉구한 글을 올린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 전 대표는 김 후보가 당 후보가 되는 즉시 한 전 총리와 단일화하겠다는, 이른바
'을지문덕 캠페인'을 내세워 전대에서 당선된 것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 "그래야 그런 부당한 협업 때문에 승패가 뒤바뀌었다고 생각하는 분들, 약속 위반으로 상처 입은 분들을 아우르면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이 분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래야만 비로소 이 어려운 선거가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다. (김 후보가) 결단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밤 '후보 교체' 관련 전 당원 대상 찬반투표가 부결된 이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한 전 대표는 이날도
"쿠데타 세력이 계속 자리 보전하면 그 쿠데타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한 달 넘게 테마주 주가조작 같은 '한덕수 띄우기'로 우리 당 대선을 분탕질하고 이재명에 꽃길 깔아준 사람들의 배후는 누구인가"라며, 당 지도부 교체 없이는 보수정치에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