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3일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대구 경북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금 국민의힘 후보로 나와 계신 김문수 후보님은 이미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에서 김부겸 전 총리에게 큰 표 차로 낙선하신 적이 있는 분입니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대구 시민들이 이미 국회의원을 하기에도 '부적격자'라고 인정했던 그런 후보를 굳이 공천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대구 시민의 의중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권 싸움에 몰두한 당의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3일 점심 무렵인 오전 11시 38분쯤 대구 북구 소재 경북대학교 캠퍼스에 나타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TK(대구·경북)의 민심이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이날, 노타이에 흰 셔츠 차림으로 소매를 걷어붙인 이 후보는 이른 아침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 '피켓 유세'를 벌인 데 이어, '학식먹자 이준석' 시리즈 진행 차 경북대를 찾았다.
전날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진 이 후보가 '보수 텃밭'인 TK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0일 이후 사흘 만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3일 아침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개혁신당 제공
이 후보는 경북대 학생들과 만나기 직전, 카페테리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내 이른바 '단일화 파동' 이후 TK 민심(民心)이 요동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당원투표 부결로 한덕수 전 총리가 중도 하차하며 당 후보로 '재확정'된 김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저는 요즘 대구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주변에 수성구(에 거주하는) 분들이 계시면 왜 2016년에 김문수 후보를 떨어뜨렸는지 한 번 물어봐 달라고 얘기한다"며 "김 후보가 그 당시에도 대구의 미래를 이끌기엔 이미 한 번 '흘러간 물'이란 판단이 유권자들에게 있지 않았나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때로부터) 이미 9년 가까이 지났고, 그 흘러간 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
앞으로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는 바로 저 이준석이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자신보다 하루 먼저 대구를 방문한 김 후보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고통을 겪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데 대해서도 박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다소 상기된 톤으로 "계엄이 잘못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고,
특히 과거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했다 하는 김 후보라면 (지난해) 12월 3일, 그 순간부터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선거 현장에 다녀보니 (계엄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이 매섭기 때문에, 그런 '옆구리 찔러' 하는 발언들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그 사과가 김 후보의 진의라면, 즉각 당사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고, '반탄(탄핵 반대)파'의 전적인 지지로 후보 자리에 오른 김 후보 또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도 촉구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후보의 배후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씨를 위시한 '내란 동조' 세력과 '한덕수 단일화'를 밀었던 친윤(親윤석열)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그를 가리켜
"양의 머리를 세 겹으로 쓴 후보(양두구육)"라고까지 했다. 그런 김 후보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다.
전날도 함께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이루자며 러브콜을 보낸 김 후보의 제안에 대해서도 "저는 지금까지 단일화나 빅텐트 등 논의에 어떤 조건도,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김 후보는) 많은 것들을 바로잡을 기회를 패싱했기에 지금 급하게 하시는 행동들은 유권자와 저, 어느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부했다.
'반명 빅텐트'를 펼치려면, 자유통일당 측 의사를 타진하는 게 더 빠를 거라고도 비꼬았다. TK 유권자 중 국민의힘을 찍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이 후보를 뽑아주자니 '사표'가 될까 봐 저어하는 심리도 일부 읽힌다는 지적에는
"김 후보를 찍는 표야말로 사표(死票)일뿐더러 미래로 가는 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북구 경북대에서 재학생들과 함께 식사하기 전 악수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대구=이은지 기자한편, 이날 경북대 학생들과 돈가스를 점심으로 먹은 이 후보는 '전자공학과'라고 소속을 밝힌 학생에게 "아직도 취업이 잘 되느냐"고 묻거나 "대구에서 창업을 하면 어디에서 (어떻게) 하나" 등의 질문을 하며 진로 및 정치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는 "경북대처럼 좋은 대학에서 공부해도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기 힘든 현실, 연공서열 문화 등(관련 애로를) 자세히 듣고 이들의 의견을 담아내 맞춤형 공약을 내겠다"고 밝혔다.